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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도서/그것은죽고싶어서가아니다

디그니타스 대면 인터뷰: <그것은 죽고 싶어서가 아니다>

by 북콤마 2021. 3. 20.

디그니타스

스위스에서 조력자살을 지원하는 디그니타스는 전 세계 89개 나라에 9000여 명의 회원을 둔 비영리 단체다. 1998년 5월 취리히에서 설립됐으며, 최근 7년간 매년 200여 건의 조력자살이 이곳을 통해 이뤄져왔다. 스위스에는 여러 조력자살 지원 단체가 있지만 디그니타스의 특징은 주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다.

 

디그니타스가 하는 일은 무엇인가.

‘디그니타스-존엄하게 살기-존엄하게 죽기’(공식 명칭은 ‘Dignitas-To live with dignity-To die with dignity’이다)는 1998년에 창립된 스위스의 비영리 회원제 조직이다. 우리에게 연락하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삶, 그리고 삶의 마감에 대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정보를 주는 일을 한다. 완화의료, 자살 시도 예방, 건강관리 계획, 그리고 조력자살까지 생애 말 선택을 돕는다.

 

그러나 그전에 ‘존엄하게 살기’(To live with dignity) 부분에서 어떻게 삶을 개선할 수 있을지 살펴봐야 한다. 사람들이 이 부분에 관해 마음을 열려면 먼저 두려움 없이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죽음에 대해, 고통에 대해, 자살에 대해 터놓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환자의 눈높이는 여기 있는데 의사의 눈높이는 저기 있어선 안 된다. 절대적으로 같은 눈높이에서 얘기하면서 삶을 개선할 방향을 찾아야 한다.

 

외국인 조력자살을 지원하는 법적 근거는 무엇인가.

스위스 형법은 이기적인 동기로 자살을 돕는 경우 처벌할 수 있다고 정의한다. 즉 이기적인 동기가 없다면 죄가 되지 않는다. 또 법은 스위스 외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우리의 도움을 받는 것을 금지하지 않는다. 궁극적으로 모든 사람은 똑같다. 어려움과 고통을 끝내고자 하는 희망은 스위스인이나 한국인이나 다르지 않다. 단지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스위스에서 조력자살을 못 하게 한다면 오히려 차별이다.

 

디그니타스에서 15년간 일하며 봐온 사람들 중에 건강한데 죽으려고 하는 사람은 없었다. 만일 신체적으로 건강한데 죽으려고 한다면 분명 그 뒤에 숨은 사연이 있다. 그 이유를 찾아서 살펴보고 개선할 방법을 찾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 조력자살을 요청하는 이면에는 병뿐만이 아니라 삶이 좋지 않다고 느껴지는 뭔가가 있을 것이다. 그걸 같이 찾아보자는 것이다.

 

회원으로 등록한 사람들의 경우 조력자살을 위한 사전 질문지를 작성하는데, ‘그린 라이트’(조력자살 약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이 된다는 신호)를 받은 사람들 가운데 실제 실행에 옮기는 비율은 40~50퍼센트 수준이다. 긴급할 때 쓸 수 있는 출구가 있지만 선택하지 않는 것이다. 그들은 계속해서 삶을 이어나가고, 일부는 완화의료를 선택하기도 한다.

 

디그니타스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몇 명인가.

직원은 24명인데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은 12명이다. 그리고 우리가 의사는 고용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해두고 싶다. 조력자살을 신청하면 우리가 질문지를 보내고, 그 질문지에 대한 답을 우리는 외부 의사에게 보낸다. 그러면 의사가 다시 우리에게 ‘가능’ ‘불가능’ ‘추가 증명이 필요하다’ 등의 답변을 준다. 디그니타스가 회원과 의사 사이의 중계 역할은 하지만, 조력자살이 가능한지를 결정하는 것은 디그니타스가 아니라 독립된 의사다.

 

조력자살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인가.

의료 기록과 개인사다. 의료 기록을 통해 병이 무엇이며, 얼마나 오랫동안 앓았고, 어떤 약이나 수술을 통해 치료했으며, 치료 효과는 있었는지 등을 본다. 또 조력자살을 하려 한다면 스스로 결정한 것인지,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등을 여러 자료와 질문지 응답을 통해 살펴본다. 현 상태에서 이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은 뭔지, 다른 선택지는 없는지 등도 꼼꼼히 살펴본다.

 

그것은 죽고 싶어서가 아니다

“스위스에서 조력자살을 한 한국인이 2016년과 2018년에 각각 1명씩 있었다.”__디그니타스조력자살을 위해 스위스로 간 한국인을 찾아서책은 스위스에서 조력자살을 감행한 한국인 2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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