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범죄는 없다> 45회: 제주 보육교사 피살 사건

<완전범죄는 없다> 45회: 제주 보육교사 피살 사건

사건 일지

2009년 1월 31일 밤 9시: 보육교사 이씨는 제주시청 부근에서 동창 모임을 한다.

2월 1일 오전 2시 45분: 친구들과 헤어진 이씨는 남자친구 집으로 택시를 타고 이동한다.

같은 날 오전 3시: 이씨는 남자친구와 다툰 뒤 남자친구 집을 나선다.

같은 날 오전 3시 7분: 용담동에서 콜텍시 회사(배아 안 함)와 통화한 것을 마지막으로 이씨가 실종된다.

같은 날 오전 4시 4분: 애월읍 광령초등학교 부근에서 이씨의 휴대폰이 꺼진다.

2월 6일: 실종 장소에서 7킬로미터 떨어진 아라동 소재 휴경지에서 이씨의 가방이 발견된다.

2월 8일: 가방이 발견된 장소에서 30킬로미터 떨어진 애월읍 농업용 배수로에서 이씨의 시신이 발견된다.

2012년 6월 5일: 수사본부가 해체된다. 범행 현장 근처의 폐쇄회로 TV에 택시운전사 박씨가 몰던 택시로 보이는 흰색 NF소나타가 찍힌 것이 확인됐지만, 그는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난다.

2015년 7월 31일: 살인죄의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내용의 일명 '태완이법'이 시행된다.

2016년 2월 7일: 제주지방경찰청에 미제 사건팀이 출범하면서 재수사가 시작된다.

2018년 1월 29일부터 3월 2일까지: 경찰은 사망 시간에 대한 혼선을 해결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동물 사체 실험을 진행한다.

4월 25일: 실험 결과 피해자는 실종 당일 살해됐다는 경찰의 주장이 입증된다.

5월 16일: 유력 용의자인 박씨를 경북 영주에서 체포한다. 이때 피해자의 옷에서 박씨 셔츠의 것과 동일한 섬유 조각이 발견된 것을 토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한다.

5월 18일: 제주지방법원은 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다.

12월 18일: 경찰은 구속영장을 재신청하고, 12월 21일 이번에는 법원이 영장을 발부한다.

2019년 1월 15일: 제주지방검찰청은 박씨를 살인 등 혐의로 기소한다. 

**1심 판결

7월 11일: 제주지방법원은 강간살인과 사체 유기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씨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간접증거만으로는 범죄사실을 입증할 수 없다고 했다.

먼저, 경찰이 2009년 피고인의 거주지에서 압수한 피 묻은 청바지는 영장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압수한 것이라 위법하다며 청바지에 대한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또 피해자의 신체에서 피고인과 피해자의 옷에서 전혀 발견되지 않은 미세섬유 증거가 검출된 점, 피해자의 인상착의와 비슷한 여성 승객을 태웠다는 다른 택시기사의 제보 등을 고려할 때 다른 택시에 탭승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피해자의 신체에서 검출된 면섬유와 미세섬유 증거 역시 피고인이 피해자와 접촉했다고 단정할 증거가 될 수 없으며, 폐쇄회로 TV 영상 속 차량이 피고인의 택시와 동일하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사건 시놉시스

보육원 교사인  피해자는 동창 모임을 마치고 귀가하던 길에 실종됐다. 2009년 2월 1일이었다. 피해자의 남자친구는 확실한 알리바이가 있었고, 유력한 용의자로 떠올랐던 택시운전사 박씨는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났다. 사건 당일 밤 피해자가 다닌 길과 비슷한 동선으로 택시를 운행했던 것이다. 실종 현장 인근의 폐쇄회로 TV에 박씨가 몰던 택시와 비슷한 흰색 NF소나타가 찍힌 것이 확인됐지만, 그 이상의 증거는 없었다. 사건은 미제로 처리되면서 수사본부는 해체됐다. 

2015년 태완이법이 국회에서 의결되면서, 2016년 제주지방경찰청에 미제 전담팀이 출범하게 되고 재수사가 시작된다. 최우선 과제는 사망 시간을 둘러싼 혼선을 바로잡는 것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경찰은 전국 최초로 동물 사체를 이용한 실험을 진행한다. 실험 결과, 사망 추청 시간은 경찰의 주장대로 2009년 2월 1일로 나온다. 

유일한 용의자인 택시운전사에 대한 추가 조사에 들어간다. 2009년 실시한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도 박씨는 통과하지 못했다. 그리고 피해자의 옷에서 박씨 셔츠의 것과 동일한 섬유 조각이 발견된다. 이를 유의미한 증거로 판단한 경찰은 박씨의 신원을 확보한다. 하지만 법원은 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다. 직접증거가 아니라는 것. 다른 사람이 박씨의 옷을 입고 범행을 한 것일 수도 있다는 반박이 가능하다는 생각이었다. 이후 경찰은 절치부심해 다시 한 번 미세 증거물을 모은 끝에, 법원도 영장을 발부한다. 과연 섬유 실오라기는 법정에서 증거로 채택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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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범죄 사건 시리즈 '완전범죄는 없다'가 1년 반 연재 끝에 막을 내렸습니다. 총 45사건을 <덜미,완전범죄는없다 1,2> 두 권으로 묶어 출간했습니다.

새로운 연재 <지능범죄,당신을노린다>로 한국일보 범죄 시리즈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