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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도서/덜미,완전범죄는없다4

<덜미,완전범죄는없다4> 19회: 대구 중년 부부 살인 사건

by 북콤마 2021. 7. 29.

배관공으로 위장해 전 여자친구의 집을 찾아간 20대 대학생

맨발에 반바지 차림의 20대 여성이 아파트 화단에 쓰러져 있다는 아파트 경비원의 신고였다. 2014년 5월 20일 오전 9시 19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의 입에서 믿기 힘든 얘기를 들었다. 헤어진 남자친구가 자신의 부모님을 살해한 것 같다는 말과 함께 자신은 그를 피하려다 베란다에서 뛰어내렸다는 것이다.

사건을 인지한 경찰은 A씨의 진술을 확인하기 위해 곧바로 4층으로 올라갔다. 눈앞에 참혹한 광경이 펼쳐졌다. A씨의 부모님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다.

 

경찰은 이웃 주민들의 진술을 토대로 CCTV를 확인한 끝에 한 20대 남성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공구함을 들고 서 있는 장면을 찾아냈다. 또 오전 9시 18분 같은 남성이 피가 묻은 헝겊으로 오른손을 감싼 채 밖으로 빠져나가는 모습을 포착했다. 용의자를 특정한 경찰은 황급히 뒤를 쫓았다. 이날 오후 1시경 경북 경산의 자취방에 숨어 있던 장 모(24세) 씨를 붙잡았다.

 

“딸과 만나지 말라”는 말에 앙심을 품은 20대 남성이 전 여자친구의 아파트를 찾아가 부모를 흉기로 살해했다. 하지만 사건은 이보다 훨씬 복잡했다. 장씨가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하고, 범행에 착수한 이후에는 명료한 의식 상태에서 일정한 목적과 의도에서 피해자를 한 명 한 명 살해한 것은 충동적인 행동이 아니었다.

범행 수법도 극악했다.

 

경찰 조사에서 장씨는 범행 직후 현장을 떠나지 않고 술을 마시며 홀로 아파트에 머무르면서 A씨가 귀가하기를 기다린 것으로 드러났다. 자신의 부모가 무참히 살해된 현장에서 전 남자친구와 마주한 채 8시간 반가량 감금돼 공포에 떨었던 A씨는 탈출을 위해 아파트 4층에서 뛰어내리는 길을 택했다.

 

살인 혐의로 체포된 장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사실을 대부분 시인했다. 범행 동기에 대해선 “A씨를 폭행한 일이 소문이 나면서 총동아리연합회 회장을 사임하게 됐고, A씨 부모가 우리 부모를 찾아간 것에 화가 나서 살해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A씨가 자신을 매몰차게 대하고 다시 부모에게 전화했기 때문에 살의를 품게 됐다는 식으로 범행의 원인을 피해자들에게 돌리는 태도를 보였다.

 

사건 일지

2014년 2월 중순 동아리 선후배 사이인 장씨와 A씨가 교제하기 시작한다.

4월 초 장씨가 자신의 친구에게 자신에 대해 험담을 했다는 얘기를 들은 A씨가 이에 대해 항의하고 결별을 통보한다. 장씨가 곧 뺨을 대여섯 차례 때려 A씨를 폭행한다. 이후 학교에 소문이 퍼지면서 장씨는 결국 총동아리연합회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5월 10일 장씨가 자신이 회장 직을 사퇴한 것을 두고 A씨에게 따지러 집 근처로 찾아가지만 A씨에게 거절당한다. A씨 부모가 자신의 부모에게 항의한 것을 알고 이를 계기로 살해할 결심을 한다.

5월 19일 오후 5시 40분경 장씨가 배관공으로 위장해 A씨의 집에 들어간다. 장씨는 5분 정도 집 안을 둘러본 뒤 집을 나온다.

오후 6시 20분 장씨가 배관 점검을 한다며 다시 A씨 집으로 들어간다. 이후 장씨가 A씨 부모를 살해한다.

5월 20일 오전 12시 30분경 A씨가 귀가한다. 장씨는 A씨를 방에 감금한 뒤 부모가 아직 살아 있다고 거짓말한다.

오전 9시경 장씨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에 A씨가 베란다로 달려가 화단으로 뛰어내린다.

9월 18일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이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장씨에게 사형을 선고한다.

 

결별에 앙심 품고 전 여자친구 부모 살해(종합3보) | 연합뉴스

(대구=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딸과 헤어지라"는 말에 앙심을 품고 전 여자친구 아파트를 찾아가 부모를 흉기로 살해한 20대 남성이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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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미, 완전범죄는 없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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