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출간도서/덜미,완전범죄는없다3

<덜미,완전범죄는없다3> 15회: 마음을 훔치는 '로맨스 스캠'

by 북콤마 2019. 9. 3.

사건 시놉시스 

A씨는 ‘로맨스 스캠’의 피해자다. 연애를 뜻하는 ‘로맨스’와 신종 사기를 뜻하는 ‘스캠’의 합성어다. 연애편지를 보내듯 펜팔 연애를 하다 돈을 뜯어내는 사기다. ‘신종’이라기엔 꽤 오래된 수법이지만, ‘보이스 피싱’처럼 널리 알려지지 않아 여전히 피해자가 양산되는 범죄다. 영어 이메일로 이뤄지는 범죄의 특성상 영어를 어느 정도 다룰 줄 아는 40대 이상의 고학력자들이 주로 걸려든다.

A씨가 엠버를 알게 된 건 2016년 여름 채팅앱 '바두'를 통해서였다. 멋진 서구 여성 사진이 프로필에 걸려 있어 혹시나 말을 걸었는데 답장이 왔다. 이름은 아만다 앰버. 유엔평화유지군 소속 영국 간호장교라 했다. 신앙심 깊은 기독교 신자로 자랐고, 부모님을 여의는 아픔을 겪었다. A씨는 엠버에게 슬슬 빠져들기 시작했다. 하루에 여러 통의 메일을 주고 받았다. 엠버는 자신의 신분증이나 군부대에서 찍은 사진도 종종 보내왔다. 엠버는 “당신 없는 세상은 색깔 없는 무지개”라거나 “영혼을 다 바쳐 사랑하겠다” 같은 말도 곧잘 했다.

어느 날 앰버는 영국 런던 주둔지에서 시리아 내전으로 파병가게 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 뒤 “낯선 중동의 전쟁터에서 기댈 곳이 당신뿐”이란 메일을 매일 보냈다. “작전 중 사망에 대비해 상속자 이름을 적는데 ‘미래의 남편’ 당신 이름을 적어냈다”고도 했다. “이번 파병만 끝나면 전역하고 한국에서 당신과 살고 싶다”고 했다. A씨는 “상속자 이름에 나를 올렸다는 것에 감동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빠져들었다”고 했다. 

앰버가 돈을 요구하기 시작한 건 20여 통의 메일을 주고받은 뒤였다. 처음엔 “작전 지역으로 급히 이동해야 하는데 적당히 돈을 찾을 곳이 없다”고 했다. 이런저런 경비 명목으로 1000달러 정도를 보냈다. 그것도 별도 계좌 없이 받은 사람 이름과 비밀번호를 매개로 이뤄지는 개인 대 개인 송금 시스템 ‘유니온’을 통해서였다. 

A씨 피해 사례로 재구성한 로맨스 스캠 범죄 흐름도

1. 채팅앱에서 여군 간호장교라며 자신을 소개한 아만다 앰버는 그 후 메일을 통해 연애를 하자고 접근해온다.

2. 앰버는 자신의 신분증이나 군부대에서 찍은 사진을 종종 보내옴으로써 자신을 믿게 만든다.

3. 메일에서 '자기' '남편' 등 애칭으로 A씨를 부르며 전역한 뒤 한국에서 결혼하자고 구애한다. 어느 날 시리아 내전으로 파병 가게 됐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작전 중 사망할 때를 대비해 상속자 이름을 적었는데 '미래의 남편'인 당신의 이름을 적어냈다"고 한다. 

4. 앰버는 "작전 지역으로 급히 이동해야 하는데 돈을 찾을 적당한 곳이 없다"며 경비와 생활비 명목으로 10만~100만원을 요구한다. 

5. 앰버는 시리아에서 수색 작전을 하다 동굴에서 숨겨둔 무기와 함깨 달러 뭉치를 발견했다며, 자기 몫인 500만달러를 일단 런던 보안업체의 개인금고로 빼돌리고 그것을 다시 주한미군 기지로 옮기겠다고 한다. 그러면서 거액의 비용을 요구한다. A씨는 통관비와 항공수송비를 모아 앰버에게 보낸다. 

<덜미,완전범죄는없다3> 네이버 책: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6686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