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그 탄생 비화, 왜 빅클럽들은 풋볼리그를 탈퇴해 쿠데타를 일으켰는가: <프리미어리그 히스토리>

'프리미어리그 쿠데타', 독립 출범 비화

 

1. 풋볼리그

1888년 세계 최초의 프로축구 리그인 풋볼리그가 출범했다.

1892년에 2부(풋볼리그 세컨드 디비전)가 출범했고, 1920년에는 서던 리그를 3부로 흡수했다.

__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중단됐던 풋볼리그는 1950년 재개됐다. 1958년 들어 3부 리그를 3부와 4부로 확장해 재편했다.

__이후 풋볼리그는 총 92개 클럽이 1~4부로 분류되어 승강제를 통해 운영됐다.

 

2.1980년대 스포츠 산업 격변기

__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이 출발점이었다. 미국 올림픽조직위원회는 특유의 사업 역량을 발휘해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이를 보고 잉글랜드 프로축구 시장이 큰 자극을 받았다. 매출 확대를 위해 시장을 개편할 고민을 시작한다.

__1985년 풋볼리그 1부에선 이른바 ‘빅5’가 성적과 인기를 독식하고 있었다. 전통의 명문 리버풀, 같은 연고지를 공유하는 에버턴, 1960년대 들어 세계적 인기 클럽으로 도약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그리고 런던의 터줏대감인 아스널과 토트넘 홋스퍼였다.

__빅5 클럽은 풋볼리그 측의 TV 중계권 수입 배분 방식(동일 배분)을 걸고 넘어졌다(ITV와 2년간 총 630만 파운드에 중계권 계약).

__풋볼리그는 이를 인정하고 TV 중계권 수입 분배율을 1부 50퍼센트, 2부 25퍼센트, 3부와 4부 25퍼센트로 차등 조정했다. 빅5 측은 재차 풋볼리그를 압박해 1부 배분율을 기존 50퍼센트에서 75퍼센트로 키울 수 있었다.

 

3. 1990년대 초, 탈퇴와 독립

__1990년 10월 런던 모처에서 풋볼리그 중계권사 ITV와 빅5 클럽 대표자들이 비밀 회동을 가졌다. 1부 클럽들이 풋볼리그에서 탈퇴해 독자적 리그를 창설하면 TV 중계권 계약금을 독식할 수 있다는 청사진이 제안됐다.

__ 새 리그의 독립 출범은 이미 부자인 클럽들이 더 부자가 되기 위해 축구 피라미드에 속한 절대 다수의 군소 클럽들을 버리겠다는 선언이었다.

__잉글랜드축구협회의는 당연히 격하게 반대했다. 하지만 협회의 실제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대표이사 등은 독립 출범 계획을 환영했다. 프로축구 시장의 파이 자체를 키우면 그 안에서 돌아가는 각종 경제 생산 활동도 함께 성장해 풀뿌리 축구까지 낙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__1990/91시즌이 끝나고 1부 클럽 전원은 풋볼리그에 탈퇴서를 제출하고 ‘FA 프리미어리그’를 설립했다. __1992/93시즌을 원년으로 확정해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1부 리그의 독립 출범을 끝내 막지 못한 풋볼리그는 104년의 역사를 뒤로한 채 B급 리그들의 모임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4. 독점 중계권 계약

__프리미어리그는 1992/93시즌부터 3년 단위로 TV 중계권 협상을 시작했다. 프리미어리그 독립 출범의 설계자이자 기존 중계권자인 ITV가 유력한 후보였다. 그런데 갑자기 위성방송 사업자 ‘스카이’(BSkyB)라는 복병이 나타났다.

__ITV는 3년간 중계권 총액으로 2억 6200만 파운드를 제안했다. 하지만 후발 주자 스카이가 최종적으로 제안한 금액은 무려 3억 500만 파운드에 달했다.

__스카이의 공격적 사업 접근 덕분에 TV 중계권료 수입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풋볼리그에서의 마지막이었던 1991/92시즌 1부 리그 22개 클럽은 총 825만 파운드를 나눠 받았었다. 1992/93시즌부터 이 금액이 시즌당 1억 166만 파운드로 늘어났다. 무려 1132퍼센트에 달하는 증가율이었다.

__1992/93시즌은 지금까지 지상파 TV 채널에서 공짜로 시청해왔던 프로축구 경기가 ‘보편적 시청권’ 영역에서 떨어져 나간 원년이기도 하다. 영국 정부는 프리미어리그 시청의 유료화는 허가했지만, FIFA 월드컵, UEFA 유로, 올림픽에 관해서는 해당 대회의 TV 중계권 응찰 자격을 지상파 채널에만 부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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