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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도서/정의를 버리며

<정의를 버리며> 한겨레 서평

by 북콤마 2016. 4. 14.


인권 노동 변호사 권영국의 삶과 사건을 살폈다. 6년간의 민변 최장기 노동위원장이었으며, 시민사회 진영의 대오에서 맨 앞에 서는 인물이다. 대담을 통해 자신의 삶을 재구성했고, 주요 사건들을 조명하면서 당시의 현장과 생각을 돌이켜보았다.

한겨레 서평____________________

<정의를 버리며>

- 용산 망루에서 대한문 화단까지 거리의 변호사
권영국 지음/북콤마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법과 정의의 여신 디케(아스트라이아)는 두 눈을 가린 채 오른쪽엔 칼, 왼쪽엔 저울을 들고 있다. 저울은 공평함을, 칼은 단호함을, 눈가리개는 편견이나 선입견을 갖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만약 그 디케에게 저울과 눈가리개를 없앤다면? 권영국 변호사가 법이란 이름의 거짓된 정의를 버리고 현실정치로 뛰어든 까닭이다.

그는 2014년 11월13일 대법원이 쌍용차 회계조작 정리해고 사건에서 노동자들이 승소한 원심을 깨고 사용자의 손을 들어주던 날, 그해 12월19일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내린 날 뼈저리게 느꼈다. “판결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켜보겠다는 미련 같은 것이 남아있다면 이제 털어버리자. (…)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꾸지 않는 한, 법과 제도는 기득권 질서를 옹호하는 기제로 작용할 뿐 잘못된 현실을 시정하는 장치가 될 수 없다.”

<정의를 버리며>는 광부의 아들로 태어나 과학자의 꿈을 키웠던 지은이가 ‘거리의 변호사’가 된 사연과 40년 인생의 흔적이 담겨 있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이남신 소장과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 윤지영 변호사와의 대담에서 그는 대학 재학 시절 피 흘리는 현실과의 만남, 공장 노동자로 일하며 겪은 노동조합 투쟁과 해고, 3년 6개월의 옥살이, 보안사 사찰 대상으로 취업이 제한된 처지에서 사법시험을 준비했던 과정과 사건들을 털어놓는다. 무엇보다 그가 스페인의 ‘포데모스’나 독일의 ‘해적당’과 같은 방식으로 “구성원들이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해 자신들의 의사를 반영시키는 직접민주주의를 강화해보려는 취지”로 ‘시민혁명당 추진위원회’를 발족한 과정, 온라인 정치 플랫폼 ‘움직여’를 통해 시민들의 의사와 힘을 결집하려는 생각 등 독특한 정치철학이 흥미롭다. 그는 지난달 20일 “4월 20대 총선에서 용산참사 당시 서울경찰청장이던 김석기 새누리당 예비후보를 잡으러 경주로 가겠다”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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