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 상태도 계층에 따라 양극화되고 있다.
"저소득층의 식사 수준은 수십 년 전 한국인의 밥상을 보는 것 같다."
1. 절대적 음식량 부족
__2020년 질병관리본부가 실시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성인 하루 평균 섭취량은 1953.4킬로칼로리인데, 저소득층은 그것의 55퍼센트 수준이다. 이들이 음식으로 충분한 에너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__지금까지 “음식의 양보다 질이 문제”라고 말한 것은 틀렸다. 절대적인 음식량이 부족했다. 제 나이에 필요한 기초대사량에 못 미치게 먹는 이들이 많다.
__계속 이렇게 먹다가는 살이 쭉쭉 빠져 쓰러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저자들이 만난 저소득층 중에 이유 없이 체중이 줄고 있다고 하소연한 사람이 적지 않았다.
2. 체중 감소
__몸무게가 줄고 체질량지수(BMI)가 낮은 게 고소득층에겐 건강의 상징인 데 반해 취약 계층에겐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해 나타나는 위험 신호다.
__체중 감소는 누군가에겐 건강을 위한 다이어트의 결과이지만 다른 이에겐 참을 수밖에 없는 가난의 증거다.
__미국에서는 개인의 영양 섭취 상태를 평가할 때 ‘지난 6개월간 체중이 10퍼센트 이상 감소했는지’를 주요 기준으로 삼는다. 이를 적용하면 저자들이 만난 저소득층 상당수는 영양실조 상태였다.
3. 탄수화물 과다 섭취
__취약 계층의 식사에 대한 영양소 분석에선 탄수화물 섭취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__저소득층의 식사 수준은 수십 년 전 한국인의 밥상을 보는 것 같다. 대다수 한국 사람들은 이제 점차 곡류를 줄이는 방향으로 변화하는데 이들은 여전히 곡류 위주의 식사를 하고 있다. 1960년대와 1970년대처럼 식단의 80~90퍼센트가 탄수화물이다.
__다양하고 신선한 음식을 먹지 못하고 매번 라면과 빵, 국수로 끼니를 때우는 모습이다. 이는 최근 추세인 저탄수화물 고지방(저탄고지) 식단과 극명히 대비된다.
__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이 탄수화물로 얻는 에너지는 꾸준히 줄고 지방으로 얻는 에너지는 늘고 있다. 2020년 성인 기준 탄수화물의 에너지 섭취분율은 60.1퍼센트, 지방은 24.1퍼센트였다. 학계에서 권장하는 탄수화물 비율은 55~65퍼센트다. 하지만 건강을 위해 탄수화물을 줄이자는 캠페인은 가난한 이들에게 가 닿지 않았다.
__탄수화물만 먹어서는 필요한 영양소를 채울 수 없다. 고기·생선·달걀·콩류군 및 우유·유제품군의 부족은 단백질과 식이섬유, 비타민 등의 공백을 가져온다. 일부 음식만 반복해 먹은 이들은 최소 8개에서 최대 16개의 영양소가 부족한 것으로 판정됐다.
4. 높은 엥겔지수
__저소득층은 고소득층보다 엥겔지수가 더 높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21년 4분기 소득 최상위 20퍼센트(5분위) 가구는 매달 평균 1013만 원을 벌어 426만 원을 썼다. 식료품과 음료를 사는 데 56만 원을, 외식비 등에 60만 원을 썼다.
__반면 소득 최하위 20퍼센트(1분위) 가구는 한 달 평균 105만 원을 벌어 119만 원을 썼다. 식료품과 음료에 27만 원을, 외식비 등에 13만 원을 지불했다. 최하위 가구는 쓰는 돈에서 식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3.6퍼센트, 최상위 가구는 식비 비중이 27.2퍼센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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