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출간도서/일본제국 vs. 자이니치

자이니치 사회에서 우리말 공동체가 사라진 이유: <일본제국vs자이니치>

by 북콤마 2020. 10. 9.


원래 살던 땅을 떠나 다른 곳에 정착한 이주민 가운데 단시간에 언어를 완벽히 잃어버린 경우는 세계적으로, 역사적으로도 자이니치가 유일하다.

자이니치가 우리말을 못 하는 것은 언어 공동체가 붕괴됐기 때문이고, 배경에는 일본 정부와 사회의 차별이 있습니다. 자이니치가 자신의 뿌리를 업신여겨 우리말을 안 배우는 것이 아닙니다. 자이니치는 우리말을 버린 게 아니라 빼앗긴 것입니다.

“자이니치의 정체성 갈등은 동질성이 높은 일본 사회에 살지만 일본인과 다르다는 데서 시작된다. 물론 동질성은 환상에 불과하다. 이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 이번에는 한국인이 되어보려는 것이다. 마이너리티인 자이니치의 고통은 메이저리티인 일본인, 한국인의 차별과 편견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는 메이저리티에 동화되거나 국민화가 되어서는 해결될 수 없다. 소수자들을 어중간한 존재로 보는 내셔널리즘을 문제 삼고, 지금도 계속되는 일본의 식민주의에 반대해야 한다.”

자이니치는 일본이 조선을 식민지화했기 때문에 일본에 살게 된 조선인과 자손들입니다. 핏줄이 문제가 아니라, 뿌리가 조선 반도에 있는 사람들, 역사를 체현한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국적이 조선이든 한국이든 일본이든 상관없습니다. 일본인과의 사이에 태어나 고민하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재중동포는 스스로 중국인이라고, 재미동포도 자신을 미국인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말이 유창하고, 우리식 성姓을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적은 중국이나 미국이 대부분입니다. 조선 민족 또는 코리안 출신의 중국인, 미국인으로서 납세자와 유권자의 권리를 행사합니다.

하지만 자이니치는 정반대입니다. 우리말을 못하고 일본이름을 쓰는데, 국적만 한국입니다.

배훈 변호사의 인터뷰입니다. “자이니치처럼 외국에 70년 가까이 살면서 조부모의 국적을 유지하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더구나 자이니치의 90퍼센트는 통명을 쓰고 대부분 한국어도 하지 못한다. 조선적·한국적을 유지하기 때문에 정치적 권리도 없다. 어쨌든 정상적인 것은 아니다.”

왜 그럴까요. 자이니치들은 무엇을 위해 국적을 악착같이 유지하는 것일까요.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네이버 책: <일본제국 vs 자이니치>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92739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