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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도서/되돌아보고 쓰다

한겨레 서평: 안진걸의 숨고르기 <되돌아보고 쓰다>

by 북콤마 2018. 9. 14.


시골 탄광촌의 가난한 부모는 91학번 대학생 막내아들이 보던 <한겨레신문>을 빼앗으며 으르고 달랬다. "제발 이 신문 보지 마라", "이 신문이 대학생들 데모하게 만드는 신문이야!" 서울로 대학 간 둘째아들이 반독대 운동을 하다 구속되는 걸 겪은 참이었다. 막내아들이 대학을 늑장 졸업한 뒤 1998년 시민단체 참여연대에 들어가자 어머니 얼굴엔 그늘이 번졌다.

세월이 흘러 박근혜 정권 시절, 마흔을 훌쩍 넘긴 중견 활동가가 된 아들이 노모는 여전히 눈에 밟혔다. "뭣 때문에 그리 바쁘다냐? (...) 사시(사법고시)라도 보든지. 엄마가 돈 보태줄게", "하하, 아직도 엄마는...", "에고, 내 팔자야. 어째 우리 막내가 법대까지 나와서 사시 한 번 안 보고 저러고 있을까잉." 참여연대 사무처장을 지냈고, 크고 작은 민주화 시위 때 이름이 빠지지 않은 사람, "이명박근혜 정권이 한시도 적의를 거두지 않는 사내" 안진걸 씨 이야기다.

지난 4월, 젊은 날을 보냈던 참여연대를 나와 민생경제연구소를 차린 그가 잠시 숨을 고르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책을 펴냈다. <되돌아보고 쓰다>는 그가 "30년 가까이 시민사회 운동에 참여하는 동안 겪은 일과 투쟁해온 내력을 묶은 것"으로, 언론에 실은 칼럼과 비평, 최근의 여러 생각을 정리한 글들을 추려 담았다. 책의 부제 '가난한 이들을 위한 민주주의'는 지금껏 걸어온 한길이자 지금도 붙들고 있는 화두다.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862024.html

사진 이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