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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도서/33년만의 진범

33년만에 잡힌 '살인의추억' 6: 청주 처제 살인사건 2

by 북콤마 2020. 7. 21.

사건 시놉시스

1994년 1월 이춘재(당시 30대 초반)가 청주 흥덕구 복대동 자신의 집으로 처제를 불러 주스에 수면제를 타 먹인 뒤 성폭행했다. 처제가 깨어나 울자 망치로 머리를 때리고 목을 졸라 살해한 뒤 아들의 유모차에 실어 880여 미터 떨어진 철물점 야적장에다 유기했다. 그 후 철물점 주인이 물건을 덮어놓는 파란색 천막 안에서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피해자의 몸에 방어흔, 즉 외부 공격에 저항한 흔적이 없는 걸로 봐서 면식범의 소행이라고 판단했다. 수사팀은 그길로 가족들을 탐문하기 위해 다들 모여 있는 피해자 부모의 집을 찾았다. 슬픔에 빠져 통곡하는 가족들 사이에서 무표정한 얼굴로 서 있는 큰 형부라는 사람이 금방 눈에 띄었다. “20명쯤 가족과 주변 사람들이 모여 얘기하는데 형사 입장에서 메모하면서 보니까 딱 한 사람, 유독 이춘재만 아무 표정 없이 눈만 멀뚱히 뜨고 있더라고요. 작은형부는 ‘우리 처제, 누가 죽였어?’라며 눈물 콧물로 얼굴이 범벅됐는데, 큰형부라는 사람은 덤덤해요.”

담당 형사는 일부러 이씨를 차에 태워 사건 현장으로 향했다. 이씨가 차에 앉아서 무릎을 덜덜 떠는 것을 보고 그가 범인임을 거의 확신했다. 이씨는 48시간 넘는 경찰 조사 끝에 처제를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이씨는 1심과 2심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다가 파기환송심을 거쳐 최종적으로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받았다.

__발견 당시 시신은.

사건 당시 현장감식 요원 수사관: “어린이나 여성들이 잠잘 때 안고 자는 대형 쿠션 안에 시신이 들어 있었다. 검은 비닐로 얼굴을 싸고 그 위에 청바지를 뒤집어 씌워놓았던 것 같다. 피가 안 나도록 하려고 한 것 같았다.”

__범행 동기는 밝혀졌나.

“이씨의 경제 능력이 없어 부부간 사이가 안 좋았다고 한다. 사건이 일어나기 한 달 전쯤 부인이 집을 나갔다. 혼자 있던 이씨가 처제에게 빵 굽는 토스터기를 줄 테니 놀러 오라고 꼬드겨서 집으로 부른 것으로 안다.”

__특별히 기억에 남는 게 있나.

“사건 직후 곧바로 유력 용의자로 이씨를 붙잡았다. 그런데 경찰 조사 때와 달리 나중에 이씨가 범행 일체를 부인하는 바람에 검찰이 공소 유지하는 데 제동이 걸렸다. 그래서 범행을 입증할 단서를 찾으러 다시 현장 탐문을 하다가 이씨 집 욕실을 한 번 더 들여다봤다. 정밀 조사를 하다가 세탁기를 고정하려고 받침대 밑에 고여놓은 장판지 조각에서 희미한 혈흔을 발견했다. 거기서 피해자의 유전자를 검출하는 데 성공해 혐의를 입증할 자료로 썼다. 당시 유전자 검사가 활성화하지 않은 시기였는데, 충북에서 DNA를 결정적 증거로 채택한 첫 사례였다.”

네이버 책 소개: <33년만의 진범>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63960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