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출간도서/되돌아보고 쓰다

김만권 선생 추천글, 예스이십사 독자 서평 <되돌아보고 쓰다>

by 북콤마 2018. 10. 31.


예스이십사 독자 서평: https://bit.ly/2qlGEZQ

저자는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불공정한 일에서 물러서지 않은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다. 1999년 1월 참여연대에 들어가 시민권리국 간사로 일을 시작해 2008년 미국산 광우병 위험 대응 국민 촛불집회 당시 야간 집회를 기획했다는 이유로 구속된 바 있고, 지난 촛불 시민혁명 때 퇴진 행동 대변인으로 일했다. 이 책은 학생운동을 포함해 30년 가까이 시민사회운동에 참여한 저자가 언론에 기고하거나 최근 생각을 정리해 겪은 일과 투쟁 내력을 중심으로 묶은 것이다.

책 속에는 대한민국의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게 하는 안타까운 시국사건들과 민생 투쟁들, 1인 시위와 그 뒤에서 목숨을 걸고 싸운 용기있는 시민과 학생들, 전문가들이 있다.

또 2012년에 쓴 글 중에 2002년 미국 장갑차에 의해 희생된 여중생 신효순, 심미선 추모 촛불 시위, 2004년 탄핵 무효 국민행동, 2008년 광우병 쇠고기 대규모 촛불 시위 등 시민의 저항이 있을 때마다 '전대협 진군가', '지금은 우리가 만나서', '결전가', '너흰 아니야', '헌법 제1조' 등 작곡한 노래를 가지고 집회에 나타나 시민들과 함께 한 윤민석의 이야기도 가슴 뭉클하게 한다.
이 책을 읽으며 참여연대 활동을 마감하며 돌아보는 저자의 삶이 한국 사회의 굴곡과 그대로 맞닿아 있어 마음이 뭉클했다.

김만권 선생의 추천 글. 페이스북 https://bit.ly/2Q66nk7
1. 귀국하고 이듬해 제법 여름이 깊어질 무렵이었다. 참여연대 앞에서 안진걸을 우연히 만났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다 그가 물었다. 
“형님, 0000에서 강의하시다가 때려치우고 중간에 나오셨다메요.”
“아니 그건 어디서 들었어요?”
사실 그를 보기 한 두어달 전 한 시민단체에 강의를 갔다 중간에 강의를 접고 나온 적이 있었다. 세월호 사고에서 국가의 대응에 대해 언급하자 왜 그런 정치적 발언을 하느냐는 말을 듣고
중간에 서둘러 강의를 접고 나왔다. 솔직히 그 당시엔 그런 종류의 인간들과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게 역겨워 견딜 수 없었다. 해서 재빨리 강의를 대충 마무리하고 초청한 단체에는 강의비는 필요없다 통보하고 나름은 예의를 차리고 강의장을 떠난다고 한 것이었다.
“형님, 이제 형님 어디가면 참여연대 얼굴인데 그러지 마소.”
웃으며 안진걸이 말했다. 근데 그 한 마디가 컸다. 그 한 마디로 안진걸은 내게 참여연대에 대한 소속감, 책임감, 애착, 모든 걸 부여했다. 지금은 무슨 일이 있어도 강의장을 끝까지 지킨다.

2. “대단한 사람이지. 정말 부지런해. 어딜가도 있어. 참여연대의 힘인 것 같아.”
제법 큰 시민단체에서 정치팀장으로 오래 일한 아내가 안진걸에 대해 평가한 첫 마디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내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왜 그렇게 평가했는지 수긍이 갔다. 축지법을 쓰는지 정말 사람들이 고통받는 모든 곳에 그가 있었다.

3. 그 안진걸이 참여연대를 떠났다. 내 기준에서 보자면 세대 교체가 느렸던 참여연대에서 나름 2세대 기수처럼 보이던 그가 훌쩍 참여연대를 떠나 새로운 시민단체를 만들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가 어떤 사람인지 또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그는 아무리 좋아 보이는 호수라도 고인 물이 되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4. 그 안진걸이 책을 냈다. “가난한 이들을 위한 민주주의-되돌아보고 쓰다.” 돌아본다는 것.
그렇다. 그는 반성하고 있었다. 내가 볼 땐 가장 그럴 필요가 없는 사람인 듯 한데 말이다. 가난한 이들을 위한 민주주의 속에 자신이 한 일들을 돌아보며 앞으로 해야할 일들을 다짐하고 있었다.

5. 그에게 출간 기념이 될 만한 선물을 주고픈데 할 수 있는 게 그 책 한 권을 사고 이러 저러 도서관에 주문 넣고 사진 한 장 찍어 올리는 것 밖에 없다.
“당신 같은 사람이 있어 가난해도 기대어 울 곳이 있다.”
내가 안진걸에게 고심 끝에 줄 수 있는 최고의 찬사가 고작 이뿐이라는 게 아쉽다.

6. 시민단체의 월급으로 80곳이 넘는 다른 단체에 후원금을 내는 이가 안진걸이다. 이 책의 수익금의 일부도 또 시민단체를 후원하는데 쓰인다고 한다. 그답다.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졌으면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