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신영복 선생
當無有用(당무유용)
撚埴以爲器 當基無 有器之用
진흙으로 그릇을 만들지만, 그릇은 그 속이 비어 있음으로 해서 그릇으로서의 쓰임이 생깁니다.
__<노자> 11장에서
'빔'은 비움을 뜻합니다. 당무유용이라는 말은 비움이 쓸모가 된다, 비워야 쓸 수 있다는 뜻입니다. 예전 수레바퀴를 보면 가운데에 바퀴살이 모이는 통이 있고, 그 통에 바퀴 축을 끼웁니다. 그런데 그 통이 비어 있어야 축을 꽂을 수 있잖아요.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통이 채워져 있으면 수레바퀴로 쓸 수 없고, 통이 의미가 있는 건 그것이 비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자기를 비울 수 있느냐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분노로 가득한 자기를 비워내고, 비움으로써 그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는가. 그것이 이른바 ‘동양 사상’으로 들어가보는 입구일 수 있습니다. 생각의 방향을 전환함으로써 자기가 서 있는 자리를 다시 되돌아보는 것이죠.
_<생각하는 마르크스>(백승욱 지음)
네이버 책: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1598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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