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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도서/덜미,완전범죄는없다3

<지능범죄,당신을 노린다> 3회: 중국 옌지 '보이스피싱' 조직원 감금 사건

by 북콤마 2019. 3. 19.


<지능범죄, 당신을 노린다> 3회: 중국 옌지 ‘보이스피싱’ 조직원 감금 사건

지나친 고수익은 덫

보이스피싱 범죄의 대부분은 '대출빙자형': 자금 사정이 어려운 서민들에게 낮은 금리 대출 상품을 권하며 대출금을 가로채는 ‘대출빙자형’이 70% 이상

2018년 보이스피싱 피해액: 전년도보다 82.7% 증가한 4,440억원. 역대 최고 기록이다. 

피해자 수: 4만 8,000여명. 하루 평균 134명의 피해자가 양산된 셈

보이스피싱은 사실 고단수 사기는 아니다: “나만큼은 그런 허술한 수법에 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안이한 마음가짐을 파고든다. 

__최근에는 피해자 휴대폰에 악성 프로그램을 설치해 금융기관에 전화를 걸어도 보이스피싱 조직으로 연결되도록 하는 수법

__페이스북과 같은 SNS에 ‘월 500만원 보장, 해외 취업’ 등의 문구를 내건 구인광고가 있다면 보이스피싱 조직원 모집이 아닌지 의심해봐야

사건 시놉시스

오랜만에 만난 중학교 동창의 모습은 낯설었다. 근사한 차를 몰고 와서 명품 가방을 뒤적이는데, 가방 안에 현찰 수백만원이 들어 있었다. 동창은 중국 옌지(연길)의 한 여행사에서 한국인 직원을 구한다며 월 500만원, 세 달에 15만원 조건으로 일해보라고 권했다. 승훈은 열흘을 고민하다 옌지행을 결정했다.

출국하는 날, 동창은 하루 늦게 뒤따라 가겠다는 연락이 왔다. 승훈은 옌지 공항에 내려 차로 이동하면서 불안했다. 차는 인적이 드문 외진 곳으로 들어갔다. 외딴 시골 마을의 낡고 오래된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승훈의 등 뒤로 '철컹' 철문이 닫혔다. “여권이랑 휴대폰부터 내놓고. 이제부터 네가 할 업무는 보이스피싱이다.” 한 사내가 나타나더니 그렇게 말했다.

사무실엔 10명 정도의 직원들이 전화기 앞에 바싹 붙어 앉아 일하고 있었다. 대부분 20대 초반반, 몇몇은 같은 동네에서 오가며 마주쳤던 동갑내기들이었다. 건물은 출입이 완전히 차단된 감옥이었고 창문은 비닐 커버가 덧씌워져 외부와 차단됐다. 매일 ‘팀장’에게 맞아가며 ‘대본’을 외웠고, 다른 상담원과 피해자 역할을 바꿔가며 대본 연습을 했다. 한국의 가족과는 일주일에 딱 한번 통화할 수 있었다.  통화는 팀장이 보는 앞에서 “잘 지내고 있다”는 말만 할 수 있었다.

 윤씨의 보이스피싱은 금융기관을 사칭해 대출금을 빼돌리는 ‘대출 빙자형’이었다. 목돈이 급한 서민에게 낮은 금리 대출 상품을 미끼로 던지는 방식이다. 사기는 3인 1조로, 3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우선 한국의 시중은행을 사칭해 국민행복기금과 같은 저금리 대출 상품을 권유하는 것처럼 상담하며 피해자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