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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도서/다시,카타르

책 속 문장들: "월드컵 92년 역사에서 가장 격정적으로 마감된 조별리그"

by 북콤마 2023. 4. 18.

◎ 책 속에서

“패배하지 않는 팀은 좋은 팀이 아니다. 세계에서 패배하지 않는 팀은 없다. 최종 목표를 앞두고 지지 않는 것이 좋은 팀이 가진 차이점이다. 우리는 지금 한 번 넘어졌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떤 역량으로 다시 일어나느냐다.”__20쪽

 

카타르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알에글라 훈련장에서는 한국 대표팀의 단체 사진 촬영이 있었다. 처음엔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모두 함께 찍고 그다음에는 선수들끼리 찍고 마지막으로 최종 엔트리 26명만 찍었다. 선수단은 세 줄로 섰는데 둘째 줄 왼쪽 맨 끝에 선 오현규는 26명 정식 멤버는 아니라서 세 번째 촬영 때는 빠지려고 했다. 그러자 김영권과 김민재 등 선수들이 “현규, 같이 찍자”며 그를 불렀다.__126쪽

 

잠시 뒤 손흥민이 찰 것처럼 앞으로 뛰쳐나가다 그대로 공을 지나쳤고 곧이어 ‘왼발의 스페셜리스트’가 킥을 찼다. 날카로운 곡선을 그리며 날아간 공은 포르투갈 골대 앞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등에 맞고 떨어졌고, 문전에 서 있던 김영권의 발에 걸려 골망을 흔들었다. 실력에 행운까지 더해진 ‘월드 클래스급’ 킥이 동점골로 연결되는 순간이었다.__157쪽

 

“버티면 기회가 오리라고 생각해서 정규 시간 90분이 됐어도 선수들끼리 조급한 마음이 없었다. 결승골 장면에서는 역습을 할 때 (힘들어) 몸이 나가지 않아서 (득점한 황희찬과) 거리가 좁혀지지 않더라. 그런데 희찬이가 득점하고 나니까 몸이 잘 나가더라. 속도가 붙는데 뛰어가면서 ‘미쳤다’는 생각이 들었다.”__176쪽

 

“세계적인 팀에서 뛰는 우루과이 선수들이 (한국의 압박에) 말도 안 되는 패스를 하기에 ‘얘네들이 긴장했구나’ 하는 게 느껴지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혼자 웃음도 났다. ‘내가 상대를 요리하며 지배하고 있구나’ 하는 흐뭇함도 생겼다.”__215쪽

 

이런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유독 많이 포착되면서 태클이나 슬라이딩, 몸싸움 전문으로 비치기도 했다. 몸을 던지다 보니 유니폼 하의가 잔디에 쓸려 말려 올라가는 장면도 여러 번 보였다. 경기가 끝나고 유니폼이 가장 더러워진 선수를 찾아보면 십중팔구 그였다.__223쪽

 

“우연치 않게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들한테 어시스트 아닌 어시스트를 받았다. 나한테는 영광이다. 호날두한테 어시스트를 받는 게 내 축구 인생에 다시없을 일이다. (호)날두형, 의도치 않았겠지만 어시스트가 된 것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고 앞으로도 열심히 응원하겠다. 파이팅!”__236쪽

 

활달하면서도 할 때는 하는 성격인 경남 통영 출신의 그를 두고 친구인 대표팀 수비수 조유민은 ‘슛포러브’에서 김민재의 얼굴을 그리고는 “회복 운동하는 날 민재가 나와서 ‘운동장이 와 이리 조용하노. 백승호, 파이팅해라. 와 이리 조용하노’(라고 말하는 사진)”이라고 설명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__264쪽

 

손흥민이 ‘결과가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는데, 손흥민이 죄송할 게 아니라 내가 죄송하다. 아무것도 해줄 수 없고 바라볼 수밖에 없어 선배로서 너무 미안했다.__268쪽

 

“같은 소속 팀(전북 현대) 선수라서 어떤 크로스를 올려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 (최전방 공격수인) (황)의조는 뒤쪽 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이 많다 보니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려줘야 하는 반면, 규성이는 키가 크고 체공 시간이 길어 빠른 크로스보다는 시간을 두고 높이 올리는 크로스가 잘 맞는다.”__272쪽

 

워낙 흥미로운 장면이기에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는 SBS 인터뷰에서 “공을 뺄 수 있는 공간이 그 다리 사이밖에 없어 보였다. 확실히 의도한 게 맞다”고 했고, 스포츠조선 인터뷰에서는 “주변 사람들이 운 좋게 했다고 이야기하는데 억울하다”고 웃으며 얘기했다. 황인범은 ‘이스타TV’에서 “문환이형이 하나 보여주니까 선수들이 벤치에서 ‘좋아, 좋아’ ‘좋아, 문환’ 이렇게 말했다. 네이마르의 다리 사이로 공을 넣을 수 있는 선수가 세계에서 누가 있겠나. 문환이형이 (거기에) 지금 취해 있다”고 했다.__290쪽

 

외신들은 “한국이 수비진 전체를 KIM으로 꾸렸다. 심지어 골키퍼까지 KIM”이라며 재미있으면서도 혼란스러워했다. 영어권에서는 손흥민을 ‘손’으로 부르는데, 외국 해설자가 중계하면서 ‘킴을 피했는데, 또 다른 킴이 가로막았고, 결국 골키퍼 킴에 막혔다’고 설명해야 했다. 여기에 황씨도 황의조와 황인범, 황희찬까지 3명이나 됐다. 이탈리아 TV 채널 ‘라이 2’의 해설자는 한국 라인업을 “김, 김, 김, 김, 김, 용(정우영), 황, 나(나상호), 손, 이(이재성), 황”으로 소개했다.__3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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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퍼센트 가능성만 있어도 앞만 보고 달리겠다.’__손흥민

 

‘밖에서는 의심의 눈초리가 있었을지 몰라도 안에서는 꺾이지 않는 마음의 에너지가 물결쳤다.’__김영권

 

“내게 가장 순수한 긴장감과 드라마틱한 감정을 준 순간은 H조 3차전 마지막 10분이었다. 포르투갈을 꺾은 한국, 우루과이와 가나의 시합이 끝나기를 바라는 믿을 수 없는 기다림, 마침내 끝났을 때 손흥민이 경기장에서 흘린 눈물, 이 모든 것은 월드컵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순수한 황홀감이었다.”__ESPN 샘 보든

 

“뭐든지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밀려올 때 아무것도 하지 않는 평온함, 수비수들에게 둘러싸여도 공을 꿰뚫을 수 있다는 자신에 대한 믿음, 그리고 동료들에 대한 전적인 믿음. 그것이 ‘좋은 선수’와 ‘위대한 선수’를 가르는 작은 순간이다.”__ESP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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