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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도서/그것은죽고싶어서가아니다30

디그니타스 대면 인터뷰 2: <그것은 죽고 싶어서가 아니다> 파일들의 원기둥 인터뷰를 진행한 미팅룸은 빨강, 파랑, 노랑, 초록 등 알록달록 색상의 파일들이 원기둥 형태로 빼곡히 차 있었다. 회원들의 자료 파일이라고 했다. 빨간색은 한때 회원이었으나 지금은 아닌 사람들의 파일이고, 초록색은 현재 회원들의 파일, 그리고 분홍색은 디그니타스를 통해 조력자살을 한 사람들의 서류였다. 15년, 20년씩 만성 질환을 앓았던 사람들이 그동안의 모든 의료 기록들을 보내오기 때문에 파일이 더 두꺼워진다는 것이다. __“처음에는 파일이 아주 얇다. 그러다 조력자살을 신청하면 우리가 많은 질문을 보내고, 거기에 답변과 자료가 오면서 점점 두꺼워진다. 맨 마지막에는 박스 두세 개가 나오기도 한다.” 조력자살을 위한 극약 처방전을 써주는 의사는 어떻게 찾는가. 스위스 의사의 60퍼센트.. 2021. 6. 15.
세계의 안락사 사건 및 쟁점, 영국: <그것은 죽고 싶어서가 아니다> 2002년 영국, 미스 B와 다이앤 프리티 사건 2002년 영국에선 안락사를 희망한 두 여성이 서로 상반된 판결을 받아 세계적 관심을 끌었다. 공교롭게도 두 여성은 43세 동갑내기이자 똑같이 전신 마비 상태였다. ‘미스 B’와 다이앤 프리티Diane Pretty는 안락사의 허용 범위를 놓고 운명이 엇갈렸다. 유럽인권재판소는 두 사건을 비교하면서 이렇게 설명했다. “이들 두 케이스는 매우 비슷하지만 중요한 윤리적 차이가 있다. 미스 B가 치료를 포기하는 권리를 요청한 반면 다이앤 프리티는 생명을 끝내는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했다.” 정확한 이름은 공개되지 않고 미스 B라고만 알려진 여성은 그해 3월 22일 영국고등법원으로부터 죽을 권리를 처음으로 인정받는 판결을 받아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그녀는 1년.. 2021. 5. 24.
세계의 안락사 사건 및 쟁점, 독일: <그것은죽고싶어서가아니다> 독일에서 안락사와 조력자살은 민감한 이슈다. 1940~1945년에 나치 체제하에서 ‘T4 안락사 작전’(Aktion T4)에 따라 정신 질환자와 장애인 수십만 명을 합법적으로 몰살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즉 안락사라는 말에서 나치의 우생학을 떠올리는 것이다. 독일에선 안락사 사건에 주로 당사자의 이름이 아니라 옆에서 자살을 방조하거나 도운 이의 이름이 붙는 것도 이러한 과거사와 무관하지 않다. 그럼에도 1980년대부터 몇몇 사건들이 이슈화되면서 점차 안락사 입법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져갔다. 1981년 비티히 사건과 1984년 하케탈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 두 사건의 판례는 모두 환자의 자기결정권과 의사의 생명 보호 의무가 충돌하는 상황에서 환자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권리를 중시하고 있다. 독일.. 2021. 5. 4.
디그니타스 대면 인터뷰: <그것은 죽고 싶어서가 아니다> 디그니타스 스위스에서 조력자살을 지원하는 디그니타스는 전 세계 89개 나라에 9000여 명의 회원을 둔 비영리 단체다. 1998년 5월 취리히에서 설립됐으며, 최근 7년간 매년 200여 건의 조력자살이 이곳을 통해 이뤄져왔다. 스위스에는 여러 조력자살 지원 단체가 있지만 디그니타스의 특징은 주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다. 디그니타스가 하는 일은 무엇인가. ‘디그니타스-존엄하게 살기-존엄하게 죽기’(공식 명칭은 ‘Dignitas-To live with dignity-To die with dignity’이다)는 1998년에 창립된 스위스의 비영리 회원제 조직이다. 우리에게 연락하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삶, 그리고 삶의 마감에 대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정보를 주는 일을 한다. 완화의료, 자살 시도 .. 2021. 3. 20.
질문의 책, 존엄한 죽음: <그것은 죽고 싶어서가 아니다> 1. 존엄한 죽음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하나의 형태로 정리되지 않을 것이다. 나는 한 개인이 어떤 죽음을 맞이하든 사회적으로 부정되거나 거부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를테면 훗날 안락사를 허용하는 법이 만들어지더라도 요건을 갖춘 사람 모두가 안락사를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다.__박지영 교수 2. 임종기 환자에게 가장 좋은 죽음은 내가 평소 자고 일어나던 침대에서 치료받고 일상을 영위하다 떠나는 것이다. 자신이 살던 곳에서 가족들의 손을 붙잡고 있다가 편히 떠나는 게 많은 사람이 원하는 죽음일 것이다. __신현호 변호사 3. 개개인의 욕구를 사회가 전부 인정할 순 없더라도 적어도 큰 테두리 안에서 개인이 맞고 싶은 존엄한 죽음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게 안락사든, 존엄사든, 마지막 죽음을 맞이할 공.. 2021. 3.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