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출간도서/덜미,사건플러스

강남 납치살해 사건: <덜미,사건플러스>

by 북콤마 2024. 11. 13.

사건 개요

__강남 한복판 주택가에서 대담한 납치 이후 암매장: 2023년 3월 29일 오후 11시 45분, 서울 강남구 한 아파트 앞 대로변에서 괴한들이 40대 여성 최모씨를 납치했다. 경찰은 이틀 만에 용의자 3명을 검거했으나, 최씨는 대전 대청댐에서 매장된 채로 발견됐다.

__납치살인은 철저히 계획된 범죄였다. 검경은 살해를 실행한 일당 뒤에 이를 사주한 중년 부부가 따로 있다고 결론 내렸다.

__범행의 시작은 코인 분쟁: 범행 일당의 신상과 역할도 공개됐다. 이경우가 암호화폐(코인) 강탈과 살해를 계획·주도하고, 황대한과 연지호는 이경우가 짜둔 계획에 따라 피해자를 납치·살해하고, 유씨 부부는 코인 강탈과 살해를 사주했다는 것. 검찰은 '코인 사업 피해로 인한 복수심과 코인 강탈을 통한 경제적 이익 획득'이 살인 동기라고 밝혔다.

 

법원 판단

__2023년 10월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이경우 일당이 최씨를 납치·살해한 건 맞으나 유씨 부부는 코인을 빼앗으라고 했을 뿐 살해를 공모한 적은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이경우와 황대한은 무기징역, 범행을 자백한 연지호는 징역 25년을 선고받고, 유씨 부부는 각각 징역 8년과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경우에게 케타민을 준 이경우의 아내와 최씨 남편 등에 대한 강도를 준비했던 공범에게는 징역 5년을 선고했다.

__ 2024년 4월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등법원은 강도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이경우와 황대한에게 1심과 같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연지호는 일부 사정이 참작돼 징역 23년으로 감형됐다. 유씨 부부에 대한 살해 공모 혐의는 인정되지 않아 1심과 마찬가지로 각각 징역 8년과 6년이 선고됐다. 이경우의 아내와 또 한 명의 공범은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유씨 부부가 살해를 공모했는지가 쟁점

__검찰은 유씨 부부가 최씨의 죽음에 죄책감을 느끼고, 유씨가 납치 이후 최씨의 휴대폰을 인멸하고, 황대한과 연지호의 도피자금을 마련하려 했던 점 등을 종합하면 유씨 부부가 살해를 공모한 게 맞다고 주장했다.

__재판부는 유씨 부부와 유일하게 접촉해왔던 이경우가 법정에서 "유씨 부부가 살인을 공모하지 않았다"고 증언한 점에 주목했다. 검찰이 내세운 간접 정황들만으로는 이경우 증언의 증명력을 뛰어넘기 어렵다는 것.

__다만 재판부는 유씨 부부가 강도를 공모한 것은 맞다고 봤다. 이경우의 법정 진술, "2022년 8월 (강제적으로 코인을 회수할 방법이 있다고) 세 번째로 이야기를 하니 유씨가 '진짜 할 수 있다면 잘해봐라'라고 동의를 했다"는 내용이 결정적이었다.

 

사건 경위

__사건은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씨 부부는 그해 10월 최씨로부터 제안을 받아 모 코인에 1억 원 상당의 이더리움 코인을 투자하고, 이후 투자자를 모집해 30억 원 어치의 이더리움 코인을 또 투자했다. 유씨 부부는 모 코인이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 등에 상장되면 막대한 차익을 챙길 수 있으리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모 코인은 상장되지 않고 오히려 가격이 폭락했다.

__이후 화살은 유씨 부부에게 돌아갔다. 최씨는 '유씨 부부가 모 코인 가격을 폭등시킨 다음 몰래 처분하는 바람에 가격이 떨어졌다'고 책임을 돌렸다. 유씨 부부는 2021년 9~10월 최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하고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했다.

__이런 상황을 알고 있던 이경우가 유씨 부부에게 접근했다. 이경우도 모 코인에 돈을 투자했다가 모두 잃은 상황이었다. 살해 논의가 본격화된 건 최씨의 사기 혐의 수사가 2022년 8월 무혐의로 끝난 뒤부터였다.

__이경우가 유씨 부부의 분노가 최고조에 달했다는 사실을 알고 최씨로부터 코인을 빼앗고 살해하는 계획을 세웠다. 유씨 부부는 '코인을 빼앗으면 최소 3억 원을 우리한테 주고 나머지는 가져가도 좋다'며 작업비로 7천만 원을 줬다. 이후 이경우는 대학 동창인 황대한, 연지호와 장기간에 걸쳐 범행을 준비했다.

__실제 범행은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납치를 했으나 최씨가 알려준 비밀번호가 틀리고 전자지갑에 코인이 없던 바람에 이경우와 유씨는 코인을 빼앗는 데 실패했다. 그 와중에 황대한이 추가로 주입한 케타민(전신마취제)이 화근이 돼, 최씨가 케타민 중독으로 사망했다. 황대한과 연지호는 결국 최씨를 암매장하고 현장을 빠져나왔다.

 

코인이 뭐라고... 암호화폐 다툼으로 시작된 강남 납치살해 사건의 전말 | 한국일보

지난해 3월 29일 오후 11시 45분, 서울 강남구 한 아파트 앞 대로변. 괴한들이 순식간에 40대 여성 최모씨를 납치했다. 경찰이 재빠르게

www.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