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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도서/덜미,완전범죄는없다4

<덜미,완전범죄는없다4> 14회: 인천 모자 살인 사건

by 북콤마 2021. 7. 28.

거듭된 반전

큰아들(32세)과 함께 살던 어머니(58세)가 집에 들어오지 않자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한 이는 다름아닌 작은아들 A씨(29세)였다. A씨는 2013년 8월 16일 오후 5시경 경찰 지구대를 찾아 “등산을 갔던 어머니가 사흘이 되도록 돌아오지 않아 걱정된다”며 실종 신고를 냈다.

 

실종 사건을 접수한 인천남부경찰서는 작은아들의 진술이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큰아들은 어머니 집에서 출퇴근하며 경기도의 한 전자회사를 다녔는데, 8월 13일 오후 7시 40분 친구와 통화한 이후 어떤 생활 반응도 나오지 않은 상태였다. 회사에 출근하지도 않았다. 말하자면 같은 날 모자가 동시에 사라진 셈이다. 그런데 작은동생은 어머니가 실종되고 이틀 후인 8월 15일에도 형을 봤다고 진술한 것이다.

 

수사팀이 주변 사람들을 상대로 탐문 수사를 진행해보니 평소 고부 갈등과 금전 문제 등으로 어머니와 작은아들이 사이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모자가 같은 날 한꺼번에 행방불명된 점에 미뤄 범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추가로 강력팀을 수사에 투입했다.

 

실종으로 접수된 사건이 강력 사건으로 전환된 날 어머니 집을 현장 감식하기 위해 과학수사 요원들이 출동했다. 3층짜리 원룸 건물을 보유한 어머니는 3층에서 살면서, 1층과 2층의 세입자들에게서 받는 월세로 생활하고 있었다. 3층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맨 처음 감식 요원들을 덮친 것은 락스(세정제) 냄새였다. 냄새의 진원지는 화장실이었는데 빠져나가지 않고 집 안 전체에 낮게 깔려 있었다.

 

실종 사건이 일어난 지 일주일이 돼도 이렇다 할 단서조차 나오지 않는 가운데 경찰은 8월 20일 A씨를 상대로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벌였다. 형의 실종 사실을 신고하지 않은 점이 의심스러운 마당에 참고인 조사에서 A씨가 형이 어머니를 살해하고 도망치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한 것이다. 수사팀의 눈에 그것은 어떤 시나리오를 염두에 둔 행동처럼 보였다.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 ‘어머니’와 ‘형’ 등의 단어가 나올 때마다 양성 반응이 감지되면서 A씨가 거짓말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확인됐다. A씨의 행동에 모순이 있다고 느낀 경찰은 8월 22일 새벽 그를 용의자로 전환해 긴급 체포했다.

 

인천 모자 살인 사건 일지

2013년 8월 13일 인천에서 10억 원대 건물을 소유한 58세 여성과 그의 장남이 실종된다. 경찰은 차남이 8월 13일과 14일에 이들을 살해한 것으로 추정한다.

8월 14일부터 15일까지 차남이 경북 울진과 강원 정선에서 각각 형과 어머니의 시신을 유기하고 인천으로 돌아온다.

8월 16일 차남이 경찰에 어머니가 실종됐다고 신고한다.

9월 17일 차남 부인 B씨가 남편이 시신을 울진에 유기했다고 지목한다.

9월 23일 차남 부인 B씨가 시신 유기 장소로 지목한 정선에서 어머니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한다.

9월 24일 차남이 범행 사실을 자백한다. 경찰은 차남과 동행해 울진에서 장남의 시신을 찾아낸다.

12월 18일 인천지방법원이 차남에게 사형을 선고한다.

2014년 7월 24일 서울고등법원이 원심을 파기하고 차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다.

 

'인천 모자 실종 사건' 차남 다시 체포

인천 모자(母子) 실종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유력 용의자로 긴급 체포했다가 증거 불충분으로 풀어줬던 차남 정모(29)씨를 한달 만에 다시 체포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정씨의 어머니 김모(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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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미, 완전범죄는 없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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