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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도서/덜미,완전범죄는없다4

<덜미,완전범죄는없다4> 17회: 창원 골프연습장 납치 살인 사건

by 북콤마 2021. 7. 21.

9일간의 도주극

셋 중 가장 나이가 어린 동생 심 모(29세) 씨가 먼저 잡혔다. 육촌 형인 심 모(31세) 씨로부터 “100만 원을 줄 테니 운전만 해라”는 제안을 받고 범행에 가담했다고 했다. 경찰이 뒤쫓는 또 한 사람은 형 심씨의 여자친구 강 모(36세) 씨였다.

 

3인조는 치밀한 범행을 준비했다. 2017년 6월 24일 오후 5시경 경남 창원의 골프연습장, 고급 외제 승용차를 타고 주차장으로 들어오는 피해자를 보고 3인조는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피해자가 돈이 많을 것으로 보였다는 것이다. 그들은 피해자의 차 옆에 자신들의 스포티지 차량을 바짝 세웠다.

 

3시간 반쯤 지난 저녁 8시 30분 피해자가 골프 연습을 마치고 귀가하기 위해 지하주차장으로 내려왔다. 트렁크에 골프 가방을 실으려는 순간 두 심씨가 그녀를 불러 세웠다. 일당은 순식간에 덮쳐 피해자를 스포티지 안으로 밀어 넣었다.

 

이후 이들은 경남 진주를 거쳐 전라도로 향했다. 이동하는 길에 6월 25일 오전 2시 30분쯤 진주 진양호에 피해자의 시신이 담긴 마대를 유기했다. 전남 순천에서 1박을 한 뒤 다음날 광주 남구의 은행 현금인출기에서 피해자의 신용카드 등을 이용해 현금 400여 만 원을 인출했다.

 

일당은 경찰의 추적을 피해 경상도로 다시 넘어가면서 원래 번호판으로 바꿔 달았는데 이것이 큰 단서가 됐다. 결정적 실수였다. 이로써 경찰은 차량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것은 물론 차주까지 파악할 수 있었다. 함안에서 경찰의 미행을 눈치 챈 일당이 한 아파트 인근에 차를 버리고 뒤쪽 야산으로 도주했다. 산으로 도망가던 동생 심씨는 다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으로 돌아와 차량 밑에 숨어 있다가 검거됐다.

 

이후 경찰은 달아난 심씨와 강씨를 공개 수배했다. 생필품 구입을 위한 최소한의 움직임조차 보이지 않자 이들이 이미 경찰의 포위망을 뚫고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간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다가 7월 3일 오전 10시 10분쯤 두 사람은 서울 중랑구의 한 모텔에 숨어 지내다 붙잡혔다. 도주극을 벌인 지 9일 만이다. 경남이나 전남 지역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봤던 경찰로선 허를 찔린 셈이었다.

 

사건 일지

2017년 6월 24일 저녁 8시 30분 일당이 창원 시내 한 골프연습장의 지하주차장에서 피해자를 납치한다.

6월 24일 자정에서 6월 25일 오전 1시 사이 동생 심씨가 강씨를 데려오기 위해 창원으로 이동한 사이, 형 심씨가 피해자를 살해한다.

오전 2시 15분에서 오전 3시 15분 사이 일당 셋은 전라도로 향하는 길에 마대 자루에 담긴 피해자의 시신을 진주 진양호에 유기한다. 이후 순천의 모텔에서 잠시 숙박한다.

오전 11시에서 낮 12시까지 광주에 도착한 일당은 피해자의 신용카드로 400여 만 원을 인출한다.

6월 27일 오전 1시 30분 일당은 경찰의 추적을 눈치 채고 함안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 차량을 버리고 도주한다. 동생 심씨만 차 밑에 숨어 있다가 경찰에 검거된다.

새벽 4시경 야산에 숨어 있다가 내려온 심씨와 강씨는 남해고속도로를 걸어 산인터널을 통과한다. 도로변에 정차해 있던 트럭 기사에게 5만 원 준다고 제안해 그 차로 부산으로 이동한다.

오후 7시경 부산에서 1박을 한 뒤 다시 택시를 타고 대구로 이동해 도착한다.

6월 28일 아침 7시 20분경 대구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로 이동하고, 오전 11시 30분경 서울에 도착한다.

오후 3시경 경찰은 심씨와 강씨에 대해 공개 수배한다.

7월 3일 오전 10시 10분 두 사람이 시민의 제보로 서울 중랑구 모텔에서 검거된다.

12월 21일 창원지방법원이 심씨에게 무기징역을, 강씨와 동생 심씨에게는 각각 징역 15년을 선고한다.

 

창원골프연습장 납치ㆍ살인사건(브리핑 전문)

임일규 창원서부경찰서 형사과장이 4일 오전 서부경찰서 대회의실에서 ‘골프연습장 주부 납치ㆍ살해 사건’과 관련된 수사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경남 창원서부경찰서는 창원시 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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