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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도서/그것은죽고싶어서가아니다

디그니타스와 외국인 조력자살

by 북콤마 2021. 8. 27.

통계. 자살 관광을 조장한다는 오명

__스위스에서는 1998년부터 2019년까지 22년간 3027명의 외국인이 디그니타스를 통해 생을 마감했다. 디그니타스 외 단체들까지 포함하면 이보다 훨씬 많다.

__특히 독일과 영국, 프랑스 등 안락사가 금지된 주변 국가에서 안락사를 원하는 사람이 스위스로 넘어오는 일이 빈번해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디그니타스가 자살 관광(suicide tourism)을 조장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스위스에서는 언제부터 외국인에게도 조력자살이 허용됐을까

__스위스에서 외국인 조력자살이 사실상 가능해진 건 1998년 디그니타스가 설립된 이후부터다. 물론 그때 법이 바뀌거나 한 건 아니다.

__1942년부터 조력자살이 용인됐지만 막상 치사약을 처방해줄 의사를 찾는 건 쉽지 않았다. 이런 필요에 따라 조력자살을 원하는 환자와 이를 도와줄 의사를 찾아 연결해주는 민간단체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__1982년 스위스에서 가장 큰 조력자살 단체인 엑시트가 설립됐다. 엑시트는 자국민만 회원으로 받고 있는데 회원 수가 현재 11만 명에 달한다. 스위스 인구가 860만 명이니 전 국민 중 1.2퍼센트 이상이 가입한 셈이다.

__디그니타스는 대상을 외국인으로까지 넓혔다. 스위스로 온 외국인의 자살을 돕는다고 해서 법적으로 문제 될 건 없었다. 이러한 단체들이 설립되면서 점차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형태로 자리를 잡아갔고 세계적으로도 알려지게 됐다.

 

스위스 현지 우려의 목소리

__ 2011년 5월 취리히주 의회는 조력자살 자체를 금지하고, 외국인에게도 조력자살을 허용하지 않는 법안을 각각 상정했다. 하지만 당시 취리히주 시민의 85퍼센트와 78퍼센트가 각각 반대표를 던지면서 기존의 법안을 유지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__외국인 무임승차론: 조력자살이 발생하면 일단 스위스 검찰과 경찰, 법의학자로 이뤄진 조사팀이 현장에 나가 조사해야 한다. 현지의 주요 일간지는 조력자살 한 건당 3000~5000스위스프랑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추산했다. 현지 화장장도 세금으로 무료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디그니타스가 외국인 (조력자살) 희망자들을 끌어들임으로써 외국인 사망 처리에 드는 스위스의 사회적 비용이 증가한 셈이다.

__외국인 사망자에 대한 검시 진행 법의학자: “(디그니타스에서) 거의 매일 조력자살이 이뤄지면서 조사팀은 통상 근무시간 중 3시간가량을 조력자살 조사에 매달려야 하는 실정이다. 그런데 디그니타스는 회원비를 받는다지만 외국인 주검을 처리하는 사회적 비용은 모두 스위스인이 부담하는 셈이다.”

 

조력자살 사망보고서(스위스 당국의 시선)

__스위스에서 이뤄지는 조력자살 사건에 대해 검찰과 경찰은 주로 두 지점에 주목한다. 하나는 사망자가 조력자살을 신청할 당시 스스로 죽음을 결정할 능력과 의사가 있었는지 같은 정신적 상태를 진단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사망 후 당사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에 이상한 점이 없으면 사건을 종결한다.

__외국인 사망자의 경우 신원을 파악하고 조력자살을 실행할 당시 판단 능력이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__우스터검찰청 수석검사: “병 때문에 신분증의 모습과 사망자의 모습이 다른 경우도 많고, 가족이나 지인들이 이미 자리를 떠나 조사 과정에서 종종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__이런 점 때문에 디그니타스는 조력자살이 이뤄질 때 당사자가 직접 약물을 먹는 장면을 비디오 촬영해 보관했으나, 몇 년 전부터는 이마저도 하지 않고 있다. 케르리 검사도 이 점을 지적했다.

__“이 문제를 두고 디그니타스와 심한 논쟁이 있었으나 비디오 녹화가 디그니타스의 의무는 아니어서 결국은 하지 않게 됐다. 하지만 법의학자가 직접 블루하우스로 가 타살 흔적을 검사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

 

미넬리 검찰 기소

__취리히주 검찰은 2017년에도 디그니타스 설립자이자 공동대표인 루드비히 미넬리가 조력자살을 돕는 과정에서 이익을 취했다며 기소했다. 하지만 2018년 1심에서 미넬리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__디그니타스가 검찰에 기소된 이유 가운데 하나는 회원들에게서 회비와 후원을 받고 있다는 점 때문인데, 이것이 이익을 보는 행위(법조항의 '이기적인 동기')가 아니냐는 것이다.

(스위스 형법 제115조: 이기적인 동기로 타인의 자살이나 자살 의도를 유발하거나 조력하여, 만일 그 타인이 실제 자살을 하거나 자살 시도를 하였다면 5년 이하 징역이나 벌금형에 처한다.)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 디그니타스를 바라보는 스위스 현지 시각

, 스위스에서는 지난 20년 동안 2700명이 넘는 외국인이 디그니타스를 통해 생을 마감했다. 특히 독일과 영국, 프랑스 등 안락사가 금지된 주변국에서 죽기 위해 스위스로 넘어오는 일이 빈번해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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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죽고 싶어서가 아니다

“스위스에서 조력자살을 한 한국인이 2016년과 2018년에 각각 1명씩 있었다.”__디그니타스조력자살을 위해 스위스로 간 한국인을 찾아서책은 스위스에서 조력자살을 감행한 한국인 2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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