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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도서/그것은죽고싶어서가아니다

죽음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 암환자 이야기: <그것은 죽고 싶어서가 아니다>

by 북콤마 2021. 8. 14.

죽음을 앞둔 상태에서 무엇이 가장 고통스럽고 두려운지를 물었다.

이들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 대한 공포가 더 컸다.

그간 삶에서 숱한 선택을 스스로 해 왔듯이 죽음도 선택할 권리가 있는 게 아닌지 되물었다.

 

간암 투병

2015년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다. 암세포가 간으로 전이됐다. 간을 3분의 1이나 잘라냈다. 또 암세포가 번질지 모르니 항암제를 먹어야 한다고 했다. 항암제를 먹었던 8개월 그는 죽는 게 낫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고통에 시달렸다. 머리카락이 빠지고 얼굴이 퉁퉁 부었다. 손바닥은 갈라져 피가 났다. 하는 수 없이 장갑을 끼고 살았다. 급기야는 발바닥까지 망가져 걸을 수가 없었다.

“설설 기어 다녔어요. 사는 게 아니었죠. 그런데 다른 환자가 그 약을 먹은 뒤에도 병이 심해져 결국 죽더군요. 그때 결심했죠. ‘먹지 말자.’ 독한 약에 시달리며 지옥 같은 삶을 살아서 뭐해요.”

항암제를 끊은 지 벌써 4년이 됐다. 다행히 일상생활을 하는 데는 지장이 없다. 가끔 배가 아프기는 하다. 그래도 가족들에게 말하지 않는다. 병원에 가라고 하는 게 싫기 때문이다. 황씨는 병이 심해지거나 다른 장기로 전이되더라도 항암제는 절대 먹지 않겠다고 했다. 진통제로 버틸 수 있는 데까지 버티다 삶을 마칠 생각이다.

“물론 저도 죽음이 두려워요. 하지만 죽음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끝’도 결국 제 삶의 일부예요. 가족들과 즐겁게 살았던 때를 생각하며, 내가 갈 때를 알고 준비도 하면서, 잘못한 일 있으면 회개도 하고…. 그렇게 죽음을 맞이하는 게 약으로 연명하는 것보다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꼭 가족 품에서 임종을 맞고 싶은 건 아닙니다. 혼자 있는 곳에서 가도 상관없어요. 다만 제 죽음만큼은 제가 관리하고 싶어요. 병원에서 (안락사를) 끝내 허용하지 않으면 스스로라도…. 나라가 제 삶의 질을 책임질 게 아니라면 마감을 선택할 권리라도 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것은 죽고 싶어서가 아니다

“스위스에서 조력자살을 한 한국인이 2016년과 2018년에 각각 1명씩 있었다.”__디그니타스조력자살을 위해 스위스로 간 한국인을 찾아서책은 스위스에서 조력자살을 감행한 한국인 2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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