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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도서/덜미,완전범죄는없다2

범인의 사소한 실수 3: 범인과 수사기관 사이 머리싸움의 승패는 여기서 갈렸다

by 북콤마 2019. 3. 4.


"연재를 꾸준히 읽은 독자는 이미 알아차렸겠지만, 범인과 수사기관 사이 머리싸움의 승패는 

범인의 사소한 실수와 이를 그냥 흘려보내지 않는 수사기관의 집념과 피땀 어린 노고에서 갈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__저자 서문에서 <덜미,완전범죄는없다 2>

범인의 사소한 실수 3

34. 환경미화원 살인 사건: 참고인 조사를 마치고 두고 간 가방

__환경미화원 A씨가 가출 신고가 된 뒤에도, 신용카드 내역과 채무독촉장이 집으로 날아오자 가족들은 경찰을 찾아갔다. 경찰은 우선 A씨 주변을 빠르게 훑어나갔다. 그러다 완산구청에서 함께 일한 환경미화원 이씨의 집 주소로 A씨가 택배를 보낸 흔적이 나왔다. 이씨를 경찰로 불러 조사했다. 이씨는 "A씨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이씨를 돌려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돌아간 이씨의 자리에 가방이 놓여 있었다. 실수로 놓고 갔는지, 의도가 있었는지 알 수 없었지만, 가방에서 놀라운 물건이 나왔다. A씨 명의로 된 통장이었다. 경찰이 보기에, 단순 실종 사건이 아닐 수 있겠다 싶었다. 사건은 여성청소년수사팀에서 강력팀으로 넘어갔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날 경찰의 조사 자리에 이씨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씨 집을 가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41. 포천 고무통 살인 사건: 휴대폰 통화 내역

__어린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린다는 주민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비명에 가까운 울음이 저녁 시간까지 계속된다는 것. 경찰과 소방대는 신고된 집에 도착했다. 사실 그곳에서 시신이 발견되리라고는 현장에 있던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갑작스러운 충격이었다. 

용의자는 금세 한 사람으로 좁혀졌다. 집주인이면서 아이의 엄마인 A씨는 며칠 전부터 행적이 묘연했다. 휴대폰 위치를 추적해보니, 포천 신북면 인근에서 마지막 신호가 잡혔다. 포천 내에서도 외국인 노동자가 많이 사는 곳이었다. 마침 휴대폰 통화 내역을 분석하다 수상한 흔적을 발견했다. 이씨가 새벽만 되면 통화를 했던 전화번호가 기록에 남아 있었다. 일단 그 시간에 일과 관련해 전화를 할 리 없었다. 게다가 반복적으로 연락했다면, 내연 관계의 남성일 가능성이 높았다. 몸을 숨기기에 적당한 사람이었다.

42. 강서 무속인 보험 사기 사건: 도시가스 설치 전화

__40대 무속인 안씨가 돌연 사망했다. 죽기 두달 전 보험을 들어뒀다. 보험금은 30억원이 넘었다. 그녀의 죽음은 수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었다. 의심스러운 보험사가 조사에 나섰지만, 시신은 이미 화장된 뒤였다. 안씨가 사망한 다음날, 장례식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화장됐다. 

별다른 단서가 나오지 않자, 수사팀은 둘씩 짝을 지어 안씨의 언니를 따라다녔다. 그러다 지하철역 공중전화로 전화를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휴대폰을 가진 사람이 굳이 공중전화를 쓰는 것이 수상했다. 안씨 언니가 통화를 한 이는 지금까지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던 인물이었다. 광주에 사는 남성 A씨. 

A씨의 휴대폰 내역을 살펴보니, 2012년 1월 초순 도시가스공사에 전화를 건 기록이 남아 있었다. 공사에 문의하니, 도시가스를 설치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했다. 공사엔 다행히 당시 녹음된 통화 내역이 남아 있었다. 통화 내용을 들어보는데, 뜻밖에도 도시가스공사에 전화를 한 사람은 A씨가 아니었다. 여성, 그것도 수사팀이 모두 아는 이의 목소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