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출간도서/덜미,완전범죄는없다1

범인의 사소한 실수 5: 범인과 수사기관 사이 머리싸움의 승패는 여기서 갈렸다

by 북콤마 2019. 3. 25.


"연재를 꾸준히 읽은 독자는 이미 알아차렸겠지만, 범인과 수사기관 사이 머리싸움의 승패는 

범인의 사소한 실수와 이를 그냥 흘려보내지 않는 수사기관의 집념과 피땀 어린 노고에서 갈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__저자 서문에서 <덜미,완전범죄는없다 2>

 범인의 사소한 실수 5

1. 마포 만삭 의사 부인 살해 사건: 팔과 이마에 난 흉터

__살인 가능성은 생각했지만, 남편 앞에서 쉽게 말을 꺼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유족 자격으로 경찰서에 나와 조사를 마치고 나가는 남편, 그때 한 형사가 팔에 난 상처를 보게 된다. 그걸 보고 남편과 다시 얘기를 하게 됐는데, 대답이 영 이상했다. 이때부터 '아, 살해구나' 하는 의심이 커졌다. 이마에는 왼쪽아래 대각선 방향으로 니은 자 형태 상처가 있었다. 양 팔뚝에는 9개가 넘는 긁힌 생채기가 남아 있었다. 

2. 양양 일가족 방화 사건: '휘발유' 언급

__시신이 발견된 모습과 장소가 뭔가 이상했다. 보통 부모가 자녀와 함께 죽는 길을 택할 경우, 가족이 한곳에 모여 있기 마련인데, 두 아들은 거실, 모녀는 작은방에 흩어져 있었다. 출입문이 잠겨 있지 않았다는 점도 통상의 자살 현장과는 달랐다. 

그때 친한 친구인 가정주부 이씨가 경찰 진술에서, 갑자기 묻지도 않는 '휘발유'를 언급하며 사망 원인을 자살로 몰아가려는 태도를 보였다. 경찰의 의심은 짙어가는데, 조사받는 내내 친구의 죽음을 슬퍼하는 기색조차 보이지 않았다. 느낌이 왔다.

3. 서울 광진구 주부 성폭행 사건: 아기 포대기

__범인은 자기 몸을 닦은 아기 포대기(작은 이불)를 가져갔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 TV를 뒤진 결과 범인 모습이 찍힌 영상 두어 개를 확보할 수 있었다. 하나는 포대기를 든 채로, 또 하나는 포대기를 빈손으로 이동하는 모습이었다. 그 사이에 포대기를 버린 것. 버린 포대기를 최대한 빠른 시간에 찾아야 했다. 

인근 쓰레기통은 물론 다른 집 마당이나 외진 골목에 버리지 않았는지 샅샅이 뒤졌다. 쉽게 나오지 않았다. 그때 한 형사가 '의류 수거함에 버렸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해가 거의 질 무렵, 구청 차량에 수거되기 직전 한 의류 수거함에서 포대기를 찾아냈다. 경찰은 다른 증거물과 함께 DNA 감식을 의뢰했다.

4. 춘천 시신 없는 살인 사건: 옷에서 난 탄내

__묘지를 현장 감식한 결과, 피해자의 혈흔을 확인한 것 말고는 수확이 없었다. 시간이 흘러갔다. 그때 피의자 한씨의 내연녀가 붙잡히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그녀는 사건이 일어난 날 밤 한씨를 만났으며, 한씨의 옷에서 '탄 냄새'가 났다고 진술했다. 수사팀 사이에 잔혹한 기운이 드리웠다. 

열흘째 되던 날 또 다른 현장이 나타났다. 한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장갑과 기름통이 홍천 산골짜기 도로변 하천에서 발견됐다. 장갑 겉에서 피해자의 혈흔이, 안쪽에서는 한씨의 유전자가 검출됐다. 실마리가 마침내 손에 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