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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도서/프리미어리그 히스토리

북런던 더비, 토트넘 vs 아스널: <프리미어리그 히스토리>

by 북콤마 2022. 7. 19.

리버풀에 머지사이드 더비가 있다면, 런던에는 ‘노스 런던 더비’가 팬들을 흥분시킨다.

런던의 북동부 지역을 공유하는 아스널과 토트넘 홋스퍼 간의 맞대결이다.

 

아스널의 에미레이트 스타디움과 토트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간의 직선거리는 6.18킬로미터로 자동차로 달리면 15분 정도 소요된다.

두 클럽의 첫 만남은 1887년 11월 19일 성사됐다. 당시 아스널은 플럼스테드를 연고로 하는 ‘로열 아스널’이라는 팀이었는데, 종료를 15분 남기고 경기가 일몰 조기 종료되고 말았다.

 

악연

20세기 초 둘의 악연이 시작됐다. 제1차 세계대전 직후에 치른 1918/19시즌이 끝난 뒤 잉글랜드축구협회는 풋볼리그 1부(퍼스트 디비전)를 20개에서 22개 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__1부에서 19위로 마감한 첼시가 운 좋게 잔류할 수 있었다. 2부의 1위와 2위가 자동 승격하면 되지만, 마지막 한 자리를 어떻게 채우냐가 문제로 남았다. 협회는 한 자리를 놓고 신청한 클럽을 모아 투표로 결정하기로 했다.

__일부 2부 클럽들이 1부에 합류할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입후보했다. 2부 6위였던 아스널도 경쟁에 가세했다. 명분에서는 1부 20위(최하위)인 토트넘, 2부 3위인 반즐리가 앞섰다.

__하지만 뚜껑을 열자 아스널이 과반에 해당하는 18표를 얻어 1919/20시즌 1부 참가에 성공했다. 토트넘 팬들로서는 아닌 밤중에 홍두깨가 아닐 수 없었다.

__2부로 강등된 토트넘은 한 시즌 만에 1부로 승격해 복귀했는데, 이때부터 두 팀의 맞대결은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__1922년 9월 첫 맞대결이 지나치게 거칠어지자 경기가 끝난 뒤 협회는 양 팀을 불러 이런 사태가 재발하면 무관중 처분을 내리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라이벌, 앙숙

__두 팀의 라이벌 의식은 지금도 대단하다. 노스 런던 더비가 다가오면 양쪽 선수단 사이에서는 전운이 감돈다. 팬들도 상대 클럽의 팀 컬러가 들어간 옷을 입지 않는 등 일상생활에서 경쟁심을 유지한다.

__아스널은 리그에서 토트넘보다 앞선 순위를 확정 짓는 날을 ‘세인트 토터링엄 데이’(St. Totteringham’s Day)라고 부르며 맥주를 들이킨다. 토트넘(tottenham)에 ‘위태롭다’는 뜻의 형용사 ‘토터링(tottering)’을 결합한 조어다.

__아스널은 1992년 프리미어리그 출범 후 1995/96시즌부터 무려 21시 동안 토트넘보다 리그 순위가 높았다. 특히 아르센 벵거 감독이 아스널의 감독으로 부임한 뒤에는 토트넘은 한 번도 아스널을 앞지르지 못했다.

__토트넘 팬들은 1991년 4월 14일에 열린 FA컵 준결승에서 아스널을 3‒1로 꺾고 승리를 거둔 것을 기념해 매년 4월 14일을 ‘세인트 홋스퍼 데이’(St. Hotspur day)로 정해 자축한다.

__2016/17시즌 손흥민과 해리 케인, 크리스티안 에릭센, 델레 알리의 공격 편대 ‘DESK’ 조합을 앞세운 토트넘은 리그 2위로 도약하며 5위 아스널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토트넘 팬들에게 2017년 5월1일은 그 어느 때보다 뜻깊은 날이었다. 이후 지금까지 성 토터링엄 데이는 없었다. 지난 6시즌간 토트넘은 어떻게 해서든 아스널보다는 높은 순위를 사수했다.

 

프리미어리그 히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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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남쪽 스탠드. 2019년 4월9일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손흥민이 유일한 골, 토트넘 1-0 승). 사진 Bluej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