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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도서/민간인사찰과 그의주인

서평.한겨레 이제훈기자

by 북콤마 2013. 12. 3.

한겨레 이제훈기자가 서평을 썼습니다, 감사합니다. 12월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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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사찰과 그의 주인
한국일보 법조팀 지음

기억하는가. 이명박 정부의 민간인 사찰을. 박근혜 정부에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사건’이 있다면, 이명박 정부엔 민간인 사찰이 있었다. 헌법을 수호해야 할 국가기관이 권력의 주구가 돼 민주헌정을 뿌리째 뒤흔든 결과는 참혹하다. 민간인 사찰은 한국인 모두를 감시의 공포에 빠뜨렸고, 대선 개입 사건은 시민들이 다른 의견의 진정성을 불신하게 만들었다.

대선 개입 사건은 현재 진행형이지만, 민간인 사찰 사건은 재수사까지 했는데도 이영호·진경락 등 수족만 드러났을 뿐 몸통과 머리가 밝혀지지 않았다. 이 사건의 취재보도에 참여해온 <한국일보> 법조팀 기자 7명이 방대한 검찰 수사기록, 법원 판결문, 관련자 증언 등을 토대로 하여 민간인 사찰의 전모를 시민들이 읽기 쉽게 재구성했다. 기자들은 이렇게 적어놓았다. “‘(이명박) 대통령의 하야 이야기가 나올까 마음에 걸린다’는 진경락의 말 속에 이 사건의 진실이 담겨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우리는 생각한다.” 책 제목의 뒷부분 ‘그의 주인’이 가리키는 바다. 기자들은 “공권력을 동원해 민주주의의 시계를 거꾸로 돌린 이 (불법 사찰) 사건이 책임자를 철저히 처벌하지 못하고 진실한 반성 없이 유야무야된다면 똑같은 역사가 되풀이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기자들이 쓴 역사의 기록이자 ‘기억의 정치’를 향한 호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