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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도서/되돌아보고 쓰다

수많은 선후배와 벗들과 함께 그 시절을 추억합니다

by 북콤마 2018. 10. 2.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실천하던' 시절에 만난 수많은 선후배와 벗들을 추억합니다.

___전대협 진군가: 대학에서 학생회 활동을 하던 시절, 수많은 친구와 선후배가 죽거나 다치고 감옥에 갇혔는데, 그때마다 '전대협 진군가'를 부르면 놀라운 응집력과 투쟁력이 되살아났다.

수십 년 이 지난 지금 불러도 의분과 강개를 불러일으키는 신묘한 선율과 가사는 이 노래를 민중가요를 뛰어넘는 명곡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이 노래가 어찌나 유명했던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도 이 노래에 대한 설명이 실렸다: "1989년 한양대 학생이던 윤민석이 작사,작곡하여 전대협을 상징하는 노래로 불렸던 민중가요"

___윤민석: 그는 시민사회 단체 상근자들 사이에서는 "일 터지면 꼭 나타나는 형"으로 통했다. 1980년대와 1990년대 초반 대학을 다닌 이들은 그의 노래 중에서 '전대협 진군가' '지금은 우리가 만나서' '결전가' 같은 곡을 기억하겠지만, 아무래도 최근 사회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이들은 '너흰 아니야' '헌법 제1조'를 더 많이 기억할 것이다.

___이름 모를 건대생: 1995년 여름 청와대로 가는 길에서 기습 시위를 벌이려 모인 서총련 대학생 300여 명이 잡혔다. 그날 강제 연행돼 종로경찰서 유치장에 갇혀 있다가 자정 무렵 다들 풀려났다. 막상 풀려나고 보니 수중에 돈이 한 푼도 없었다. 함께 잡혀온 여학생 후배도 돈이 없었다. 그때 '마음 좋게' 생긴 한 건대생에게 1만 원인지 2만 원인지를 빌렸다. 92나 93학번. 

"지금이라도 혹시 그때 일을 기억하는 건대생이 있으면 꼭 연락주시라. 돈도 몇 배로 갚고, 밥도 술도 사고 싶다."

___박재영 판사: 2008년 6월 촛불 국면에서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조직팀장으로 활동하던 중 경찰에 연행했다. 집시법 위반 혐의였다. 50여 일 만에 보석으로 풀려나면서, 야간 옥외집회를 금지한 집시법 제10조는 위헌이니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해달라고 재판부에 신청했다. 

당시 재판부를 맡고 있던 박판사가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후 그는 보석을 허가하고 위험법률심판 제청 신청을 받아준 일로 커다란 곤혹을 치렀다. 

___1991년 5월 열사 정국: 1991년 4월 26일 강경대 열사의 죽음으로 시작해 김귀정, 박승희, 김영균, 천세용, 김기설 등 열사들의 죽음이 연이어지면서 2개월 동안 '열사 정국' 또는 '분신 정국'이 지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