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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이상범죄

신 이상범죄 2: 비면식 불특정 여성 괴롭힘 범죄

by 북콤마 2021. 3. 29.

사건 시놉시스

2020년 8월 21일 오후 3시쯤 서울 중랑구 상봉파출소에 황당한 신고가 들어왔다. 코로나19가 대유행하는 중에 여성만을 노려 침을 뱉고 도망가는 남성이 있다는 것. 여성을 대상으로 한 혐오범죄, 나아가 감염병 테러일 가능성도 있었다. 현장 출동한 파출소 대원들은 용의자의 활동 범위로 추정되는 상봉역, 사가정역 일대를 수색한 끝에 피해자가 진술한 인상착의와 같은 20대 김모씨를 검거할 수 있었다.

 

지역 주민들은 이미 그를 '중랑구 히드라' '상봉동 딱딱이'라는 별명으로 부르고 있었다. 경찰은 피해 장소 인근 CCTV 영상과 대조하며 분석한 결과 2020년 7~8월 김씨로부터 피해를 입은 여성 23명을 특정할 수 있었다. 김씨는 마스크를 쓰고 자전거를 타고 가다 젊은 여성을 발견하면 최대한 가깝게 다가가 피해자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들이밀면서 크게 '푸욱' 하고 침 뱉는 소리를 내 놀라게 한 뒤 잽싸게 도망쳤다. 실제로 침을 뱉거나 '딱딱' '뿡뿡' 소리를 내기도 했다.

 

김씨는 다소 순진해 보이는, 평소 성실한 대학생이었다. 다만 학창 시절부터 친구가 없었고 군 복무를 할 때는 괴롭힘을 당하는 등 힘든 시간을 보냈다. 제대 후 학업 스트레스를 게임으로 풀었다. 그는 범행 동기를 묻는 질문에 "우연히 지나가는 여성에게 '딱딱' 소리를 내봤는데, 놀란 여성이 내게 관심을 주고 반응하는 것이 기분 좋았다"고 했다.

 

여성만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이유에 대해서는 "연약한 여자들에게는 잡히지 않을 것 같았고, 남자에게 침을 뱉으면 오히려 내가 피해를 보게 될 것 같았다"고 밝혔다. 결국 불구속 기소된 김씨에 대해 2021년 1월 서울북부지법 형사11단독 정완 판사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여성에게 침을 뱉는 등의 범죄는 행위만 놓고 보면 큰 범죄라고 보기 어려울지 몰라도, 일상 깊숙이 침투하는 데다가 보다 심각한 범죄로 향하는 전조가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범죄심리분석관인 윤정아 부산경찰청 과학수사관리계 경장은 "특히 묻지마 범죄는 피해자가 범행을 유발하는 요인이 없는데도 범죄가 발생하는 만큼 사회적 불안감이 크게 조성된다"고 설명했다.

 

여성만 노려 침 뱉고, 때리고... 현실불만 외톨이들 '위험한 폭주'

[신 이상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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