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출간도서/덜미,완전범죄는없다1

<완전범죄는 없다> 10회: 양주 전원주택 살인 방화 사건

by 북콤마 2019. 6. 24.

<완전범죄는 없다> 10회: 양주 전원주택 살인 방화 사건

사건 시놉시스: 실낱 지문

범인은 집 안 온도를 높이려고 일부러 불을 질렀다. 지문이 뜨거운 열에 약하다는 걸 알고 흔적을 없애려는 의도였다. 또 외부인이 화재 신고를 하는 일이 없게 연기가 빠져나가는 걸 막겠다는 계산에서, 집 안의 문을 모두 닫아 놓았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집 안 공기는 후끈 달아올라 있었고, 보일러도 작동 중이었다. 화재 열기와 보일러 난방이 더해진 집 안 온도는 체감상 40도 이상이었다. 집 안은 시커멓게 그을린 화재 흔적투성이인데, 외부는 너무나 멀쩡했다. 동네 사람들 누구도 사건을 눈치 채지 못했다.

현관문 앞 난간에 지문 채취용 분말 가루를 묻히던 권경사가 발견했다. 수사를 개시한 지 24시간 만에 열 손상을 입지 않은 지문이 집 밖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것. 윤계장은 긴급 지문 감정을 의뢰했다. 지문 감식 결과, 용의 선상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인물이 나왔다. 난간에서 건진 지문 두 개는 용의자의 오른손 중지와 약지 흔적이었다. 그중 중지가 남긴 지문만 식별이 가능했다. 지문이 그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었다.

지문 감정

지문은 고온에서는 수분이 증가하면서 흔적 자체가 사라진다. 설상가상 현장의 날씨가 짙은 구름에 가려 곧 비가 올 조짐이 있다면 더욱 서둘러야 한다. 비가 내려 현장 주변을 적신다면 지문 같은 단서가 그곳에서 나올 확률은 현저히 떨어진다. 이제 시간과의 사투가 벌어진다. 

그렇게 지문은 시간이 흐를수록 열이나 습기 같은 환경적 요인에 망가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감식반은 한번 현장에 들어서면 증거가 될 만한 자료를 최대한 빨리, 많이 얻어내야 한다. 상황에 따라선 화장실 갈 시간도 아끼려고 음식과 물을 먹지 않을 때가 많다. 절박해진다.

201732일 오후부터 33일 오전까지: 경찰은 열에 약한 지문의 특성을 감안해 열 사각지대을 찾아보다가 냉장고와 패물함에서 총 11건 지문을 발견한다. 그중 감정 가능한 것은 6건이었고, 감정 결과 모두 피해자와 가족의 지문인 것으로 확인된다.

33일 오후: 세 차례 교차 점검한 끝에 안방 내 화장실과 문밖 난간에서 총 7건 지문을 찾아냈다. 그중 3건이 감정 가능했다. 특히 오후 3시 외부 난간에서 열에 손상되지 않은 지문을 처음으로 발견한다. 수색을 시작한 지 24시간 만이었다.

같은 날 오후 6: 외부 난간에서 나온 지문의 주인이 서상진이라는 지문 감정 결과가 수사팀에 전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