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의 마이너리티 6: 난민

 

현실

한국은 1994년부터 난민을 받아들였고, 2013년 난민법을 시행했지만, 이들이 우리 사회에 있다는 사실, 그리고 이들과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제주도에 예멘 난민이 몰려 들어온 2018년에야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한국의 난민 심사: ‘진짜냐, 가짜냐’라는 질문

__난민 심사는 난민법에 따라 신청자가 ‘인종, 종교, 신분 또는 정치적 견해를 이유로 박해를 받을 수 있다고 인정할 충분한 근거가 있는 외국인’인지 판단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즉 신청자가 난민 제도를 이용해 한국에 장기 체류하며 취업하려는 것은 아닌지 확인한다.

__하지만 철저히 심사한다는 이유로 난민 신청자 본인에게 자국에서 위협받고 있다는 증거를 스스로 구해 제출하게 하는 현행 방식은 실제 보호가 필요한 난민조차 위축되게 만든다.

 

한국에서 난민 인정을 받는 일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과 같다

__법무부가 작성한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월보’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994년 4월 최초로 난민 신청을 받은 이후 2020년 10월까지 총 7만 646건 신청을 받았다.

__2013년 난민법이 시행된 이후에는 난민 신청이 큰 폭으로 증가해 2018년에는 1만 6173명, 2019년에는 1만 5452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진 2020년 1~10월에는 난민 신청자가 6288명으로 집계됐다.

__반면 한국의 난민인정률은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난민인정률은 난민 심사가 종료된 사람 중에서 난민 인정을 받은 사람의 비율을 말한다.

__법무부에 따르면 2013년 난민인정률은 10.9퍼센트였다가 이후 계속 감소해 2017년 2.1퍼센트, 2018년 3.6퍼센트, 2019년 1.5퍼센트를 기록했다. 2020년 1~10월엔 난민 심사를 받은 5646명 가운데 44명만이 난민으로 인정돼 0.8퍼센트라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인도적 체류 지위

__난민 심사가 연장되거나 불인정 처분에 대해 소송까지 이어질 경우 정부는 사정을 고려해 인도적 체류 지위를 부여한다. 임시 체류 및 취업을 허가하는 비자인데, 이를 받는 것 역시 쉽지 않다.

__인도적 체류 지위는 난민 인정 사유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자국으로 돌아갈 경우 생명을 위협받거나 고문 같은 비인도적인 처우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 사람에게 내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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