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출간도서/입에 풀칠도 못하게 하는 이들에게 고함

<입에 풀칠도 못하게 하는 이들에게 고함> 언론 서평.본문에서

by 북콤마 2016. 9. 12.


시장 원리와 경쟁이 내면화된 사회에서 진짜 낙오자는 청년

__지금 우리는 비정규적인 일시적인 것이고, 정규직은 일반적이라는 생각을 더 이상 하지 않는다. 산업 전반에서 비정규직 위주로 일시적으로, 저임금으로 잠깐 쓰고 말겠다는 심산이 퍼져 있다. 한번 비정규직의 늪에 빠지면 계속 비정규직으로 살아야 하고, 한번 낮은 지위에서 시작하면 그 자리에 계속 머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다들 알고 있다. 이때 가장 큰 희생을 보는 이들이 청년들이다. 청년들은 빈곤층이나 저소득층으로 분류되지 않아 주거 정책의 지원 대상마저 되지 못한다. 

"그 산업(문화산업)을 유지시키는 것은 정점이 아니거든요. 그곳에 끊임없이 불나방처럼 뛰어들어서 노동력만 제공하다가 튕겨져 나가는 중간층의 인생, 각각의 인생에서는 낭비한 시간들이 산업을 유지시키는 동력이거든요. 문화산업 전반에 걸쳐 이렇게 몸과 시간만 바치고 떨어져 나가는 인생들이 넘쳐납니다. 산업을 포기하고 나간 자리에는 다시 새로운 사람들이 꿈을 안고 들어와 빈자리를 채웁니다." (손아람)

__작가 손아람은 문화산업이 하청 산업화가 되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작품을 만드는 창작자의 권리를 제작과 유통 쪽 업체가 부당히 가로채는 현실 등 문화산업계의 착취 구조를 설명했다. 그리고 힙합 그룹의 멤버로 활동하면서 겪은 한 음반회사와의 소송 경험을 예로 들며 문화산업계의 불공정 계약을 문제 삼았다. 이제 예술계에 남아 있는 청년들도 입에 풀칠은 하도록 도와주는 부모를 둔 은수저들이라고 했다. 예술 부문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강화되고 있었다.

__작가 손아람은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한다고 하는데 대체 그 '대'는 누구인가요?"라고 물었다. 조국 교수의 표현을 빌면 '기업이 살아야 노동자가 산다'라는 말은 실상 '기업이 노동자를 먹어치우는 나라'를 감추기 위한 이데올로기일 뿐이다. 그 '대'는 대기업의 하청 단가 후려치기로 인해 '중소기업 금융 보조금의 3분의 2가 대기업으로 넘어가는 나라'이다. 그렇게 보면 정태인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장이 말하는 사회적 경제라는 것은 윤리와 재결합한 경제를 뜻하는 것 같다.

"경제학에서 도덕을 빼버린 것이 가장 치명적인 한계이다. 경제학은 윤리학과 결합되어야 한다. 윤리학을 빼버린 순간 경제학이 망가졌다. 그다음에는 인간이 해서는 안 될 일을 당연한 것처럼, 오히려 그게 합리적인 행위인 것처럼 하게 되었다." (정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