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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다시 출발선

장하준교수,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다, 시사난타H, 한국일보 인터뷰

by 북콤마 2013. 8. 14.

13일이면 어제인데요, 아침에 CBS 김현정입니다에서, 장하준교수의 인터뷰 내용을 들었는데('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다, 단언컨대)

오후에는 한국일보에서 인터뷰를 했네요

옮겨봅니다, http://news.hankooki.com/lpage/culture/201308/h2013081321241384330.htm

또 장교수가 최진주기자와 이지은기자가 진행하는 시사난타H 팟빵에 출연했습니다(이번엔 이윤주기자가 진행했네요)

 http://www.podbbang.com/ch/4981?e=21127123

'의견의 다양성을 위해 상대적으로 약한 매체를 서포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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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한국일보 편집국


-신문사는 언론이라는 공공재적 성격을 띠면서 동시에 사기업이다. 한국일보 사태로 이 이중성을 고민하게 됐다. 장 교수가 요즘 강조하는 보편적 복지의 기준에서 신문사도 혜택을 받아야 할까?

"언론은 공공재 기능이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약자 보호 차원이 아니라, 의견의 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상대적으로 약한 매체들을 도울 필요가 있다. 언론시장이 완전 자유경쟁 체제로 가면, 소수 매체는 도태될 수밖에 없고 의견의 다양성이 사라진다. 신문 발행은 각자 하더라도 신문 용지는 공동구매를 하게 해 준다거나, 기자 훈련, 취재 비용을 일부 공공에서 담당해 주는 방법이 있을 것 같다. 언론의 특수성 때문에 완전히 시장에 맡겨둘 순 없다."

-오늘(13일) 오전 서울대 강연에서 '좋은 (경제) 제도를 위해서는 첫째 목표가 있어야 하고, 둘째 실용적인 노선을 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준에서 박근혜 정부 경제 정책을 평가한다면?

"아주 크게 보면 방향 자체는 잘 잡았다고 생각한다. 창조경제, 사회통합 등 가치에 동의한다. 증세 없는 복지가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불가능하다고 단언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정책을 수행할 것인가에 관해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 GDP 대비 공공복지 수준이 우리는 10%인데 반해 OECD 국가 평균이 22%다. 심지어 미국도 20%다. 미국 정도만 하려 해도 공공복지 지출을 두 배로 늘려야 한다는 말이다. 세금 없는 복지로 정책 틀을 잡으면 안 된다."

-이번 세제 개편안 전면 재검토를 비판하는 입장인가.

"정부가 걷는다고 했던 액수가 그렇게 큰 것도 아니고 필요하다면 충분히 올릴 수 있는 범위인데 야당부터 나서서 '세금 폭탄'이라고 공격하면 세금과 복지에 대한 합리적 토론이 불가능하다. 세금을 효율적으로 쓰는지 감시하면 되는 거지, 얼마를 더 걷느냐는 2차적인 문제다. 우리나라는 지금 굉장히 중요한 변곡점에 와 있다. 앞으로 다가올 노령화 문제, 계급 고착화, 직장에 대한 불안 등을 털고 가지 않으면 도약할 수 없다. 젊은이들이 의사, 공무원 등 안정적 직업만 좇으면서 보수화하고 있는데 사회안전망을 만들어야 사회가 역동적으로 변한다."

-한국 경제 발전의 해법으로 오랫동안 사회적 대타협을 제시하면서 대기업의 소유와 경영 분리를 주장하다가 최근에는 복지국가를 강조하고 있다. 한국 대기업들의 변화를 포기한 건가?

"대타협의 이유가 복지국가를 만들기 위해서다. 노르웨이와 스웨덴은 1920년대만 해도 파업률이 세계 최고였다. 노조에서 파업을 자제하고 그 대신 (기업으로부터) 받아낸 것이 세금을 통한 복지국가 실현이다. 대타협은 복지국가의 핵심이다."

-개발도상국 경제 모델을 전공한 것도 그런 이유였나?

"한국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제가 대학에 들어간 1980년대 한국은 후진국을 벗어나 중진국으로 들어갈 때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부독재 시기였다. 당시 경제학 전공 학생들의 관심은 어떻게 해야 한국경제를 발전시킬 것인가였다. 저도 그런 계기로 경제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

-내일(14일) 영국으로 돌아가 당장 할 일이 뭔가?

"영국 펭귄출판사의 펠리컨 페이퍼백을 쓰는 거다. 1930년대에 시작돼 1980년대까지 유행한 문고판 시리즈인데, 경제학 부문을 쓰기로 했다. 내년 상반기 출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