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 인생 3회: '차가운 술 좋아' 즉석 만남 채팅앱 사건
사건 시놉시스
50대 초반의 남성 한씨는 2016년 즉석 만남 채팅앱을 켰다가 한 아이디에 꽃혔다. '차가운 술 좋아 여 34세.' '술'은 마약 세계에서 '필로폰'을 뜻하는 은어다. 채팅방 이름도 '지금 갖고 계신 분'이었다. 한 여성이 필로폰을 구해 오는 남자와 즐기겠다는 유혹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한씨는 채팅방에 들어가 말을 건넸고, 아이디의 여성은 호텔방에서 만날 것을 제안했다. "텔 잡으시고, 제게 어디인지 말씀해주세요." 그러면서 한껏 자극하는 말을 쏟아냈다. 흥분한 한씨는 필로폰을 갖고 있지 않았지만, 여러 경로를 거쳐 어렵게 구해 서울 성북구 한 호텔로 갔다. 그런데 호텔에 나타난 사람은 경찰 수사관들이었다. 한씨는 마약류를 소지한 죄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애초 그런 아이디를 쓰는 여자는 없었다. 수사기관이 마약 중독자의 뇌 질환 특성을 이용해 검거하는, 일종의 미끼 수사였다.
한씨 측은 중독자의 '갈망'을 자극함으로써 함정에 빠뜨리는 수사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죄를 부인하는 건 아니지만 참고 살던 중독자에게 자극을 일으킬 미끼를 던져 잡는 현 수사 관행의 문제를 판단받고 싶다"며 판결에 불복해 계속 상소했다. 현재 대법원의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중독자의 뇌
__중독자는 일차적으로 보상회로가 파괴된 상태다. 쾌감이 순간적으로 팍 올라오는 느낌을 경험하면 점점 시간이 갈수록 주위의 평범한 것에 무감각해진다. 순간적으로 높아진 쾌감에 현혹돼 확 물고, 그 미끼를 무는 순간, 처음 느낀 쾌감이 머릿속에 저장된다. 그 기억은 없어지지 않고 평생 남는다.
__중독자에게 약물을 투약하는 장면이 나오는 영상을 보여주면 눈이 반짝반짝 빛난다. 기억이 살아나면서 '갈망'이 생기는 것이다. 약물과 관련된 '자극'이 들어오면 투약했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그래서 재발이 된다. 약을 하지 않았는데도 관련한 실마리를 보거나 자극을 받으면 생각이 일어난다. 중독자 뇌의 특성인 '도파민 이상 증가'가 일어난다. 투약하지 않았는데도 약을 한 것과 같은 효과가 일어난다.
__여성 투약자: 전체 마약류 사범 중 여성 비중은 2017년 21.4퍼센트를 차지해서 3021명이었다.
네이버 책: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960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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