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구든지 마음만 먹으면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마약류를 구매할 수 있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건 시놉시스
버닝썬 사건이 터지면서 GHB, 즉 물뽕의 존재가 큰 화제가 됐다. 성폭행을 당하고도 그런 사실을 모를 수 있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경악했다. 물뽕은 중추신경 억제제이므로 알코올과 섞어 마시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물뽕은 무색무취에 무미라서 모르고 마시는 사람은 알아채기 어렵다. 똑같은 이유로 범행을 저지르는 사람은 들키지 않고 술에 섞기도 쉽다. 물뽕을 탄 술을 마시는 즉시 몸을 가누지 못하고 이내 잠에 빠지듯 의식을 잃는다. 깨어난 뒤에도 의식을 잃은 동안 자신에게 또는 주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그래서 범행자가 누구인지 확인하거나 잡아내기 어렵다.
그럼에도 판매상들은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해 인터넷과 SNS에서 활개를 친다. 한 판매자는 인터넷에 "GHB 원액 팝니다, 입금하시면 2시간 안에 퀵서비스로 보내드립니다"라고 광고를 올렸다. 광고에 밝힌 판매자의 SNS 아이디로 찾아가면 바로 연락이 닿고 대화를 시도할 수 있었다. 제시한 가격은 15밀리리터 들이 한 병에 26만원이었다. 일고여덟 번 나눠 쓸 수 있는 양이라고 했다. 또 다른 판매자는 SNS상 대화에서 "약효 기간의 기억과 복용 전의 기억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라며 물뽕 투약으로 생기는 의식불명에 대해 언급했다.
그래픽. 한국일보 김문중
밀거래 현황
1. 랜덤 채팅을 통한 비대면 거래:
___판매자가 인터넷에 광고를 올리며 자신의 메신저 앱 아이디를 남기면 사람들이 메신저에 접속해 연락한다. 즉 트위터 등 해외 SNS에 '물뽕 팝니다, 구매는 SNS 메신저 000로'라는 판매 광고를 올리며 자신의 아이디를 게시하는 식으로, 구매자를 개인 메신저로 유도해 거래한다.
2. 던지기 수법:
___구매자가 판매자의 은행 계좌에 무통장 입급하면 판매자는 특정 장소에 마약류를 숨겨 놓고 장소를 알려주면서 직접 찾아가라는 식이다.
___공중화장실의 변기 뒤(지하철역 역사 안의 남자화장실 첫 번째 칸) 연립주택 계단 난간 아래, 대합실 의자 밑, 빌라 우편함 속, 길가 에어컨 실외기 뒤쪽, 길가 표지판 아래, 헌옷 수거함 옆, 지하철역 출구 옆 버스정류장의 의자 위 등. 즉 폐쇄회로 TV가 드문 곳에 물건을 갖다 놓는다.
___이때 마약류를 숨긴 현장에는 실제 투약자가 아니라 제삼자가 나타나 심부름을 하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수사기관의 추적을 계속 피한다.
3. 2019년 3월부터 두 달 동안 마약 판매 광고 게시글 20만건에 육박:
___경찰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기간 동안 온라인상에서 마약류를 광고해 판매한 이들을 단속했는데, 이때 삭제 조치한 게시글이 20만건에 육박했다.
___구매자에게 가짜 마약류를 배송하는 경우도 흔하다. 필로폰 대신 명반을, 물뽕 대신 정수기 물을, 대마초 대신 파슬리를 보내는 경우다.
___어떤 경로를 거쳐 구입하든 마약류를 지니다가는 법적 처벌을 피할 수 없다. 판매 광고에 끌려 호기심에 마약류를 샀다가는 마약거래방지법을 적용받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네이버 책: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960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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