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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도서/덜미,완전범죄는없다3

<덜미,완전범죄는없다3> 3회: 범죄의 필수품 '대포폰'

by 북콤마 2019. 11. 19.

사건 시놉시스

선불폰은 일정 금액을 미리 충전한 만큼만 쓸 수 있는 휴대폰이다. 알뜰폰 통신사를 이용하면 1인당 최대 4개의 번호를 개통할 수 있다. 신용불량자는 선불폰 유심을 가져오면 급전을 준다는 광고 전단지를 보고 찾아간다. 광고한 업자가 찍어준 매장에 가서 4개의 선불폰을 구입해 개통했고, 확인되는 즉시 ‘개당 5만원씩, 20만원’이 정산됐다. 그렇게 만들어진 신용불량자 명의의 선불폰, 일명 ‘대포폰’은 조직폭력배, 불법 대부업자, 인터넷 도박 업체 운영자 등의 손으로 넘어갔다. 대포폰은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범죄자들이 다른 사람 명의를 빌려다 쓰는 휴대폰이다. 이처럼 알뜰폰 선불 유심이 대중화되면서 대포폰을 만들기가 이전보다 쉬워진 것이다.

대포폰 사업가 김씨는 이렇게 사들인 대포 유심 1개당 15만원씩, 중고 휴대폰에 유심까지 끼운 소위 ‘풀세트’는 30만원까지 가격을 올려 중개업자들에게 되팔았다. 자신의 대리점을 활용하되, 다른 사람들 명의로 새 대리점을 차리는 수법을 썼다.김씨 뒤에는 범죄 조직과 연결된 중개업자 박씨가 있었다. 박씨는 한 달에 두 번씩 대포유심, 대포폰을 김씨로부터 넘겨받아 자신의 고객들에게 팔았다. 비밀 SNS를 통해 접촉한 구매자들이 주 고객이었다. 배달도 오토바이 퀵 서비스를 이용함으로써 수사기관의 눈을 피했다.

알뜰폰 통신사가 신분 확인을 강화하자, 김씨와 박씨는 선불폰 개통 때 명의자의 주민등록증을 찍은 ‘컬러 사본’까지 추가해 받았다. 대포폰에 명의까지 빌려줄 사람이라면, 자신의 신분증을 노출하는 것쯤이야 큰 거부감이 없었다. 신종 수법도 생겨났다. 통신사들, 대리점들의 눈치를 봐가며 작업하기보다 아예 알뜰폰 업체의 개통 프로그램을 통신사 대리점주로부터 사들여서 대포 유심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낸 것이다.

대형 통신사의 통신망을 빌려 쓰는 알뜰폰 통신사들은 통신사 간 번호 개통 현황 조회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선불폰의 90% 이상이 알뜰폰 업계에 쏠려 있다. 특히 ‘선불 유심’은 손톱만한 칩 형태기 때문에 사고 팔기 쉬운데다 범죄 악용 소지가 특히 높다. 중요한 건 대포폰 업자에게 명의를 빌려줘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휴대폰이나 유심을 자신이 쓸 용도가 아닌 다른 용도로 개통해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거나 판매했다면 ‘불법 거래’로 간주돼 1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대포 유심, 대포폰 유통 조직 거래 흐름도

알뜰폰 선불 유심 명의 대리자 모집 광고: "급전이 필요하신가요? 선불폰 개통시 현금 지급합니다다. 신용 불량자, 회생자, 미납자, 연체자 누구나 가능!"

명의 대리자: 자신 명의로 선불폰을 개설하고 그 유심과 신분증 사본을 도매상에게 제공한다.

도매상 김씨: 명의 대리자에게 유심 1개당 5~6만원을 지급하고 구입한다. 대포 유심과 신분증, 공기계가 한 세트로 구성된 상품을 소매상에게 제공한다.

중개업자이자 소매상 박씨: 도매상에게 유심 1개당 15만원, 세트 1개당 30만원씩을 지급하고 구입한다. 소매상은 이것을 범죄 조직(불법 대부업자, 성매매 업자, 조직폭력배, 보이스피싱 조직)에게 유심 1개당 20만원, 세트 1개당 40만원씩에 되판다. 이때 상품은 퀵서비스를 통해 배송한다.    

<덜미,완전범죄는없다3> 네이버 책: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6686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