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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도서/덜미,완전범죄는없다3

<덜미,완전범죄는없다3> 21회: 팬들의 지갑 터는 '매크로 암표'

by 북콤마 2020. 1. 14.

사건 시놉시스

2019년북지방경찰청이 검거한 온라인 암표 조직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조직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돌려 공연 티켓을 싹쓸이 한 뒤 간절한 이들에게 웃돈을 얹어 판매하는 수법으로 부당이득을 챙겼다. 즉 반복 작업을 자동화한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해 재빨리 티켓을 선점한 뒤 고가에 되파는 수법이다. 좀처럼 정체가 드러나지 않았던 ‘매크로 암표상’이 처음 수사기관에 포착된 건 2019년 11월이다. 수사 끝에 경찰은 암표 판매 조직 22명을 잡아들였다. 티켓 값을 열 배 이상 높여 불러 온 일당은 3년 여간 무려 7억원을 챙겼다.

이들이 꼬리를 잡힌 단서는 경북 경산의 티켓 수령지였다. 경찰은 예매처 방침에 따라 1인 2매만 구매할 수 있는 아이돌 공연 티켓 17장이 한꺼번에 이 주소지로 배달된 점을 수상하게 여겼다. 주소지는 끝없이 펼쳐진 논밭의 한복판이었고, 마을 사람 몇몇 아니면 길조차 찾기 힘든 곳에 2층 규모 조립식 건물이었다. 자신들이 특정되기 쉬운 지인들의 주소지를 피하려고 인적이 드문 농가의 창고를 고른 것이다. 경찰은 곧장 그곳으로 배달된 티켓 17장의 구매자 ID를 추적했다.

범행의 핵심은 매크로 프로그램이었다. 매크로 프로그램은 마우스 커서가 미리 설정해 둔 온라인 사이트로 이동한 뒤 로그인부터 티켓 구매까지 적절한 위치에서 자동 클릭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온라인 사이트의 예매 화면을 하나의 좌표로 봤을 때 특정 좌석이나 예매 버튼 위치에 해당하는 X, Y값을 지정해 자동으로 마우스를 해당 값으로 옮기게 한 것이다. 손으로 일일이 커서를 옮겨 예매할 경우 1분이 걸리는 일을 매크로 프로그램은 5초 안팎에 끝낼 수 있다. 

매크로 프로그램은 예매처의 보안 절차도 무너뜨렸다. 티켓 예매 사이트들은 주로 로그인 이후 사용자가 사람인지 기계인지 구분하는 자동 계정 생성 방지 기술 ‘캡차(CAPTCHA)’를 심는다. 일 당은 각 예매처가 사용하는 캡차 문자와 이미지 꾸러미를 미리 매크로 프로그램에 입력해놓았다가, 특정 문자나 이미지가 뜨면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꾸러미에서 가장 유사한 것을 찾아 단 1, 2초 만에 보안 절차를 무장해제했다.

티켓 예매 매크로 프로그램 작동 원리

1. 프로그램에 마우스커서가 이동할 좌표(온라인 예매처)를 입력한다.

2. 커서가 자동으로 좌석, 가격, 예매 버튼을 클릭 하도록 설정한다.

3. 수집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프로그램에 입력한다.

4. 예매 시간에 맞춰 자동 로그인하게 한다.

5. 미리 입력한 자료를 이용해 캡차를 무력화한다. 

6. 자동으로 예매를 실행하게 한다.

<덜미,완전범죄는없다3> 네이버 책: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6686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