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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도서/덜미,완전범죄는없다3

<덜미,완전범죄는없다3> 22회: 검사 사칭 대출 사기

by 북콤마 2020. 1. 28.

사건 시놉시스

황씨는 평소 검사답게 말끔한 양복 차림으로 다녔는데 그의 가슴 왼편엔 천칭이 그려진 배지가 붙어 있었다. 때때로 피해자 A씨를 그의 직장인 안산지청 1층으로 불러 근처 식당으로 가기도 했다. 황씨 차의 조수석에는 적색 경광봉과 무전기가 놓여 있었다. 황씨는 식사를 하며 “한국에서 무분별하게 시장을 확장 중인 일본계 캐피털 회사들의 개인정보 유출을 단속하고 있다. 네가 고객으로 위장해 A캐피탈에서 대출을 받으면 그 정보가 어디로 흘러가는지 추적할 수 있으니 도와달라”고 했다. 대출받은 금액을 황씨에게 송금하면 매달 내야 하는 이자는 대신 내주고 수사가 끝나면 대출 원금을 돌려주겠다고 하니, A씨로서는 손해가 없어 보였다.

피해자는 2015년 11월 5500만원 가량을 A캐피탈에서 대출받아 황씨에게 넘겼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A씨가 소개했다가 황씨와 결혼을 약속한 사이가 된 여성도 같은 이유로 수차례 ‘대출 대행’에 동원돼 2014년 7월부터 8회에 걸쳐 8,000만원 가까이를 황씨에게 송금했다. 

하지만 A씨의 소개를 받고 나온 B씨가 황씨가 과도하게 튜닝이 된 중형 세단을 몰고 온 점, 명함을 요구하자 “오늘은 안 가져왔다”며 대화 주제를 돌린 점을 보고 황씨의 정체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B씨는 황씨의 자랑인 검사 배지가 원래 변호사들의 배지일 뿐 아니라 검사들은 통상 배지를 착용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이튿날 B씨가 대검찰청 인사부에 신원 확인을 요청하면서 황씨의 사기극은 들통이 났다. 안산지청엔 황씨가 소속됐다는 금융범죄3부라는 조직 자체가 없었다. 물론 황씨와 이름이 같은 검사도 없었다.

수사는 그 뒤로 두달간 이어졌다. 2016년 3월 29일 안산에서 붙잡히며 그의 사기극은 막을 내렸다. 수사팀이 은행계좌를 압수수색하며 황씨의 사기 행각은 줄줄이 드러났다. 26명의 피해자가 더 있었고 모두 안산 지역에서 자란 황씨의 초ㆍ중학교 동창들이었다. 그들에게 황씨는 ‘유명은행 팀장’이었다. 황씨는 2013년 11월부터 학창시절 친구 등에게 “과장으로 진급하려면 실적이 필요하다”며 1인당 약 3,000만원씩 대출을 요구했다. 20대 중반이었던 피해자들은 2016년 3월까지 친구를 위해 기꺼이 8억1,200만원 가량의 대출금을 맡겼다. 이런 대출금은 ‘돌려막기’에 사용됐다.


이런 행동하는 공무원, 일단 의심해보세요

1. 공무원 신분을 내세우며 특정 업무를 해결해준다고 제안하는 사람

2. 비밀 조직이나 특수 임무 등을 맡고 있다면서 수사에 쓸 돈이라며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

3. 공무원만 아는 고급 정보라면서 고수익을 보장하는 투자 상품이라며 제안하는 사람

4. 공무원증이나 상장 등을 보여주면서 직무에 도움을 준다며 접근하는 사람


'안산지청 검사' 사칭 대출사기 일지

2013년 10월: 황씨가 검사 신분을 내세우며 동호회에서 만난 신씨에게 접근한다.

2014년 3월: 신씨는 황씨와 친해지자 미혼이라던 황씨에게 동창 이씨를 소개한다. 이후 두 사람은 결혼을 약속하는 사이로 발전한다.

2015년 11월: 황씨는 신씨와 이씨에게 수사에 필요하다는 이유를 대면서 캐피털사에서 대출을 받으라고 요구한다.

2016년 1월: 황씨가 신씨에게 지인들을 좀 더 소개해달라고 요구하며 추가 범행을 시도한다.

2016년 3월: 신씨의 지인인 김씨가 황씨의 검사 신분을 의심하게 되면서 범행이 들통나고, 결국 경찰에 검거된다. 

<덜미,완전범죄는없다3> 네이버 책: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6686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