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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도서/덜미,완전범죄는없다3

<덜미,완전범죄는없다3> 24회: 전국 PC방 해킹 사건

by 북콤마 2020. 2. 25.

사건 시놉시스

‘이 PC방만 오면 왜 이렇게 쉽게 지는 걸까. 내 패를 훤히 아는 거 같다.’ 불가능해 보였던 ‘온라인 패보기 사기 도박’의 실체는 2016년 경찰 수사로 드러났다. 주범 양씨와 이씨는 2013년 4월부터 전국의 PC방 7459곳의 컴퓨터 46만여 대에 악성코드를 유포한 혐의로 잇따라 법정에 섰다. 온라인 사기 도박으로 벌어들인 돈은 40억원에 달했다. 이들이 악성코드를 설치한 컴퓨터 46만 여대는 당시 PC방 전체 컴퓨터의 66%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두 사람은 2010년에 개발자와 투자자로 처음 만났다. 이씨는 개발자로 게임 개발 회사 여러 곳에서 일한 후 자기 회사를 차렸지만 고전을 거듭했다. 양씨는 대부업으로 수십억원을 벌어들인 사업가였다. 양씨는 지인을 통해 소개받은 이씨의 게임 회사에 8억원을 투자했다. 그런데 이씨가 사업에 실패하며 양씨의 투자금은 거의 바닥났다. 투자금은 어느새 ‘빚’으로 둔갑해 있었다. 양씨는 이씨에게 온라인 사기 도박장을 운영하자고 제안했다. 이씨가 해야 할 일은 크게 두 가지였다. 상대 패를 보여주는 악성코드를 제작한 뒤 유포하는 것이었다.

16년차 개발자였던 이씨에게 악성코드 제작은 일도 아니었다. 한 달도 걸리지 않아 도박 게임 화면을 캡처해 실시간으로 자신의 PC에 전송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혹시 모를 단속을 피하기 위해 캡처 사진 전송 서버는 해외에 뒀다. 문제는 악성코드 유포 방법이었다. 악성코드를 개발했어도 표적 컴퓨터에 심을 수 없다면 모든 게 허사였다. 여기서 이씨의 아이디어가 반짝였다. 이씨는 양씨에게 ‘PC방 관리 프로그램’ 업체를 인수하자고 제안했다. 모든 PC방 컴퓨터에는 컴퓨터를 관리하는 프로그램이 설치돼 있다. 요금을 계산하거나 게임을 업데이트할 때 쓴다. 특정 파일을 컴퓨터에 설치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프로그램만 장악하면 언제든 버튼 하나로 관련 PC방의 모든 컴퓨터를 감염시킬 수 있다.

2013년 3월 양씨는 5억원에 PC방 관리 프로그램 업체 P사를 인수했다. 이후 ‘사업’은 순탄히 흘러 갔다. 어떤 PC방 주인도 관리 업체가 악성코드를 유포할 거라고 의심하지 못했다. 양씨와 이씨는 악성코드를 바탕으로 ‘패보기 도박장’을 여러 곳 만들었다. 30평 남짓한 공간에 컴퓨터 수십 대를 들여놓고 30, 40대 남성으로 이뤄진 ‘선수’를 고용했다. 선수들이 벌어들인 게임머니는 ‘암환전’을 통해 현금화했다. 짜고 치는 다른 게이머에게 일부러 져서 대량으로 게임머니를 넘긴 뒤 대포통장을 통해 현금으로 바꾸는 수법이었다.

인터넷 사기도박 범죄 개요도

1. 총책이 PC방 관리프로그램 운영업체를 인수한 뒤 관리프로그램을 받는다. 

2. 이후 총책은 관리프로그램 업데이트 서버에 악성 코드를 전송한다.

3. 이 관리프로그램을 통해 전국의 PC방에 악성 코드가 유포된다.

4. PC방에서 온라인 도박 당사자가 시작하면 도박 화면이 실시간으로 화면 중계 서버에 전송된다.

5. 화면 중계 서버는 도박 화면을 사기 도박 작업장에 재전송한다. 

6. 작업장에 모인 '선수'들이 이렇게 전송된 화면을 보면서 사기 도박을 벌인다.

<덜미,완전범죄는없다3> 네이버 책: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6686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