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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도서/중독 인생

책의 내용, 작가의 글, 중독자의 말: 현장에서 역사까지 <중독 인생>

by 북콤마 2019. 5. 29.

◎ 한국일보 기획 '마약 리포트'를 대폭 보완해 단행본으로 출간

책이 다룬 내용은 한국에서 마약하는 사람들이 처한 현실이다

__SNS(비대면) 거래, 물뽕과 엑스터시(클럽 마약) 실태

생물학적 쾌감에 사로잡힌 중독자의 뇌

그런 중독자를 치료하기 거부하는 사회

초짜가 감방에서 마약 전문가가 되어 나오는 이유

마약 사건 판결문을 통해 본 생생한 현장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기 위해 땀을 흘리는 재활 공동체의 모습

끝으로 마약류의 역사에까지 섭렵했다. 

__단속된 마약 사범이 전부일까, 그렇다면 전체 마약 투약자 수는 몇 명? 암수 범죄 특성을 고려하면 20~30

__그렇다면 한국에서 유통되는 마약류의 양은 얼마? 2018년 마약 밀반입 급증

__끊을 수 있을까? 범죄자와 환자 사이에 있는 중독자의 처지, 중독은 뇌질환

__한국의 마약범죄, 사회 하위층의 빈곤 범죄에서 시작해 이제는 나이와 세대, 계층별로 스펙트럼 다양해져

작가의 글

일반인의 일상 속에서 보상회로가 작동할 때 나오는 도파민의 양이 300이라면, 마약류는 이것을 500~1000으로 늘려놓는다. 평소 300에서 행복감을 느끼던 몸은 몇 배나 늘어난 갑작스러운 자극에 짜릿한 쾌감을 맛본다. 한순간 왕창 쏟아져 나오는 도파민에 온몸이 깜짝 놀란다. 거기서 뇌는 매력을 느낀다. 평소와 같은 양이라면 약을 할 이유가 없지.__40

 이제 한국은 마약 세계에서 더 이상 경유지에 그치지 않고 엄연한 소비국으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맞다. 2018년은 한국의 마약범죄사에서 획기적인 전환이 이뤄진 시점 같아 보인다.__24쪽

전문가들도 암수 범죄까지 감안하면 단속되지 않은 마약 사범이 30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한다. 즉 그해 단속된 마약 사범의 수에 최소 20을 곱한 것이 현실적인 투약자의 수라는 말이다.__22

2014년 이후에는 인터넷과 휴대폰을 이용한 랜덤 채팅을 통해 구매자와 판매자가 직접 접촉하지 않고 비대면非對面으로 거래가 이뤄진다.__25쪽

마약 의존자 대부분은 본인이 원할 때만 조금씩, 잠깐 슬쩍 약을 하면서 자신을 통제할 수 있다고 착각한다는 것이다.__36


◎ 중독자의 말투약자 100명 심층 인터뷰, 교도소 재소자 300명 설문조사

기다려줘야 해(중독자): “마약 하는 이들이 늘 하는 말이 있어. 히로뽕의 끝은 자살이라고 해. 또 이런 말도 있어. 마약은 하나님이 주시는 가장 큰 형벌이라고. 히로뽕을 한번 꽂으면 그 순간 머리에 딱, 그냥 각인되는 거야. 끊는 거? 끊는 사람이 있을 것 같아? 10년간 안 했어도 히로뽕이라는 말만 들으면 똥마렵고 몸이 먼저 반응해. 끊었다는 사람들 앞에 주사기 갖다 놓으면 무슨 일이 벌어질 것 같아? 미친 듯이 벌벌 떨면서 바로 주사기를 꽂을 거야. 끊을 수가 없어, 이건 절대로 끊는다는 말을 할 수가 없는 거야.

교회 목사님이나 집사님처럼 끊었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지. 솔직히 말해, 그분들은 제대로 해본 사람들이 아냐. 제대로 했다면 그런 얘기를 못 해. 성령을 영접하면 한 번에 해결된다고? 얼마나 꿈같은 소리야. 히로뽕을 한 번에 끊는다는 게 말이 돼? 나도 하나님께 의지하면서 살아. 그게 유일한 방법인 걸 알아. 그런데 히로뽕은 한 번에 끊을 수 있는 게 아니야. 나도 몇 번 재발했어. 요즘엔 땅콩(러미나)으로 버티고 있는데, 기다려줘야 해. 10년이고 20년이고 기다려줘야 해. 이건 평생이야. 절대 끝나지 않는 전쟁 같은 거야. 아주 지독한 저주고, 이 땅에서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저주지.”__133쪽

생일 선물(중독자): “나는 초등학교 4학년 때 본드로 시작했어. 어떤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고, 이미 하던 친구들를 만나면서 같이 하게 됐어. 그러고 나서 열여섯, 열일곱 살 때 본격적으로 시작했지. 그때 먹었던 약물이 너미나, 엑스정, 대마초 등이었어. 그러던 중에 1997년 생일 선물로 히로뽕을 받았다. 동네 선배가 생일 선물로 주사기를 주더라고.

지금 말하면서도 계속 생각이 나. 그걸 안 하면 살 수 없을 정도야. 그걸 안 하면 살아 있는 걸 못 느껴.”__128쪽

마약 사관학교(중독자): “단순 투약자는 구치소에 집어넣으면 안 돼. 거기가 사관학교야. 요만큼 알던 사람이 들어가면 몇 배를 배워서 나와. 안에 있던 판매상이 처음 들어오는 단순 투약 사범을 포섭하는 거야. 직업적으로 고객 관리를 하는 거지. 연락처를 받아놓았다가 출소하는 대로 서로 연락을 주고받아. 단순 투약 사범은 치료받게 해야지, 구치소에 집어넣으면 안 돼. 단순 투약 사범은 거의 집행유예를 받는데 구속되어 재판받는 동안 구치소에 30~40일 있다 보면, 마약에 대해 잘 모르던 이가 박사가 돼서 나와.” __144쪽

<중독 인생: 한국에서 마약하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