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92년 역사에서 가장 격정적으로 마감된 조별리그!”__AP통신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공을 몰고 가는 손흥민 앞뒤로 포르투갈 선수 7명이 둘러쌌다. 찰나의 순간 뒤에서 황소처럼 달려오는 황희찬이 힐끔 보였다. 처음엔 패스를 어디로 줘야 할지 찾지 못했는데 간신히 패스 길이 하나 보였다. 일시 정지 버튼이라도 누른 듯 그는 딱 멈춰 섰다. 그러고는 단 하나밖에 없는 길인 수비수 가랑이 사이로 송곳 같은 침투 패스를 찔러 넣었다. 어시스트를 받은 황희찬이 오른발로 꺾어 차 골망을 흔들었다.
모든 경우의 수를 뚫고 16강행을 확정 지은 포르투갈전. 경기 후 수많은 찬사가 쏟아졌는데 그중 ESPN은 당시의 ‘천재적인 멈춤’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이 역습을 이어갈 방법은 하나뿐이며 그것은 기다림을 필요로 함을 이해하는 축구 지능, 뭐든지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밀려올 때 아무것도 하지 않는 평온함, 수비수들에게 둘러싸여도 공을 꿰뚫을 수 있다는 자신에 대한 믿음, 그리고 동료들에 대한 전적인 믿음. 그것이 ‘좋은 선수’와 ‘위대한 선수’를 가르는 작은 순간이고, 조국을 탈락의 위기에서 구해낸 월드컵 역사상 가장 극적인 날을 만드는 순간이다.”
__<다시,카타르: 월드컵 16강의 주역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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