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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도서/올해의판결 2014~2017년 64선

최고의 판결과 최악의 판결.2014~2017년 올해의판결

by 북콤마 2018. 7. 3.


2017년 올해의 판결

2017최고의 판결’은 예년과 달리 2건을 선정했다. 첫째는 한국 산업재해 소송에 새 이정표를 제시했다고 평가받은 삼성 직업병에 대한 첫 대법원 판결, 둘째는 한국 헌정 사상 처음 대통령을 파면한 헌법재판소 결정이었다. 두 판결의 의미를 양적으로 저울질하기는 어려워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두 판결을 공동 선정했다.

최악의 판결에는 별 이견 없이, 동료들의 파업을 지지하는 발언을 한 노동자에게 20억 원의 손해배상 책임을 분담하게 한 부산고등법원의 판결이 뽑혔다.

2016년 올해의 판결

2시간여 심사회의 끝에, 청와대 앞까지 촛불 시민들이 행진하도록 길을 열어준 서울행정법원의 촛불 시위 금지통보 집행정지 인용'이 최고의 판결로, 세월호 참사 당일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서면 보고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 행정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한 서울행정법원의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 기록 비공개 결정판결이 최악의 판결로 뽑혔다.

공교롭게도 최고의 판결과 최악의 판결 모두 서울행정법원 판결이다. “그만큼 공권력의 부당한 법 집행이 많았다는 것이다

2015년 올해의 판결

원래 음식점 메뉴판이 잡다할수록 대표 메뉴가 없는 법이다. 최종 심사가 꼭 그런 꼴이었다. 심사 대상에 오른 판결 수는 많았으나, 모두가 엄지손가락을 올릴 만한 훌륭한 판결이 보이지 않았다. 올해를 빛낸 최고의 판결을 뽑으면서, 격론 끝에 1, 2차 투표까지 진행해야 했던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 퇴행의 시대에 잊힌 듯했던 경제민주화의 불씨를 다시 살려낸 대법원의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 인정 판결최고의 판결로 뽑혔다. 막판까지 최고의 판결자리를 놓고 '파기 환송된 '전교조 노조 아님 통보 효력정지'를 다시 인용'과 '2차 민중총궐기 집회금지 집행정지 인용'이 경합했다. 두 결정을 내린 판사들에게는 경의를 표한다. 그들은 동토에도 사법 정의의 싹이 움틀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줬다.

2014년 올해의 판결

올해를 빛낸 최고의 판결로는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민사2(재판장 최호식) 원자력발전소 인근에 사는 주민에게 발병한 갑상선암에 대해 원전 쪽 책임을 인정한 첫 판결이 선정됐다.

최고의 판결과 좋은 판결 10건 가운데 6건은 하급심 판례다. 반면 나쁜 판결 7건 가운데 무려 6건이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판례였다. 사법부의 양대 산맥인 두 기관이 과연 법관이 헌법과 양심에 따라 공정한 판결을 내리는 구조를 갖추었는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올해의 판결 최종 심사 자리에서도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인적 구성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