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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도서/덜미,완전범죄는없다1

최초의 단서2: 요원들이 처음 범죄현장에 도착해서 마주치는 것 <덜미,완전범죄는없다>

by 북콤마 2018. 4. 5.


최초의 단서 2, 과학수사 요원들이 처음 범죄 현장에 도착했을 때 마주치는 것 

: 현장에서 발견한 작은 힌트에서 '왜'를 찾아내는 게 요원들의 임무이자 목표. 

현장의 초기 모습을 파악해서 단서를 찾아내는 것이 급선무


1. 깔끔히 정돈된 집 그리고 이불 두 장

60대 남녀 변사 사건: "안방뿐 아니라 깔끔히 정돈된 집 안의 현장 상황은 검시팀의 경험상, '타살보다는 자연사'에 가까웠다. ... 그런데 시신 위 이불이 먼저 눈에 거슬렸다. 마치 누군가 일부러 올려놓은 듯, 두 장이 엉킨 채 시신 위에 '쌓여' 있었다. 경험상 자연사의 경우 이불 한 장을 반듯이 덮고 있는 게 대부분이었다."

__자연스럽지 않은 건 한둘이 아니었다. 자연사한 시신에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 현상들도 있었다. 자살이라고 하기엔 "있어야 할 것이 없었고, 없어야 할 것이 있었다".

2. 생경한 냄새

안성 부부 살인 사건: "현관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가던 소방대원들은 이상한 냄새에 고개를 갸웃했다. 탄내에 덧쓰인, 생경한 냄새였다. 누군가 현관문 앞, 화장실 쪽을 가리켰다. 엎드려 있는 한 사람이 대원들 눈에 띄었다. '사람이 죽을 정도의 화재는 분명 아닌데.' .. 침대 역시 피범벅이었다. '아, 피 냄새였구나.' ... 단순 화재 사건이, 살인 사건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__시신 외에는, 현장 어디에서도 범인을 추적할 만한 흔적이 나오지 않았다. '어떤 사람이' 그리고 '왜', 모든 것이 백지였다.

3. 기억 상실

정읍 여성 납치 사건: "검문검색 중이던 경찰이 차를 막아 세웠고, 차 안에는 예상대로 사라졌던 남씨가 타고 있었다. 의식을 잃은 남씨의 머리에서 피가 흐르고, 얼굴 곳곳엔 멍이 들어 있었다. ... 유력한 용의자가 잡혔다. 다행히 피해자는 생명에 지장이 없었다. 수사는 일단 순조로웠다. 피해자가 입을 열 때까지는. 피해자 남씨는 사건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녀는 '모르겠다'는 답을 반복했다."

__범인은 우연히 사건 현장을 지나가다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피해자를 발견했고, 병원에 데려가기 위해 차에 태웠다고 발뺌을 했다. 

4. 같은 부위 총상

필리핀 사탕수수밭 살인 사건: "3미터에 달하는 사탕수수 줄기가 비탈을 따라 한쪽으로 누워 있었다. 조심스레 줄기가 가리키는 방향을 들여다보던 농부 눈에 흙으로 반쯤 덮인 채 버려진 사람이 들어왔다. 뭐가 그리 급했는지, 제대로 땅도 파지 앟고 대충 갈무리된 상태였다. 머리에 총상이 있는 시신이었다. ... 11미터 떨어진 곳에서 시신 두 구가 추가로 발견되었다. 역시나 머리에 총상이 뚜렷했다. 같은 부위 총상, 동일한 장소, 범인은 한 사람일 확률이 높았다."

__필리핀에 도착한 수사팀은 사탕수수를 베어낸 다음 바닥에 쪼그려 앉아 흙을 체로 걸러냈다. 하지만 탄피는 나오지 않았다. 

5. 빠루 흔적

광진구 주부 성폭행 사건: "범인은 현장 어디에도 지문을 남기지 않았다. 침입을 위해 문을 부순 도구는 '빠루'라 불리는 노루발 못뽑이. 과학수사 요원은 훼손된 자물쇠 부분을 자세히 들여다보더니 멸균 면봉으로 옆 부분을 조심스레 긁었다. 감식 결과, 면봉에서 범인의 DNA가 검출됐다."

__"문이 망가진 정도를 보니 범인이 빠루에 힘을 가했을 때 문이 튀어 나오듯 열렸을 거라고 생각했다. 여름이라 반팔을 입고 있었을 범인의 팔뚝과 문이 닿았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래서 접촉됐을 문 쪽 부분을 추정해 채취에 나섰다."

____<덜미, 완전범죄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