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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도서/메이저리그 전설들 1

타자들의 루틴 2: <메이저리그 전설들 1>

by 북콤마 2022. 2. 28.

에디 매튜스: 터프 가이

__매튜스는 거칠었다. 외모는 학자처럼 보였지만 성격은 싸움꾼이었다. 어린 시절 난폭 운전을 하다 단속에 걸린 일이 부지기수였다.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도 누군가 자신을 노려보면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뒤로 물러서지 않던 매튜스는 동료들을 보호하는 일에 앞장섰다. 동료들을 건드리면 그 누구도 가만두지 않았다. 하지만 싸움을 피하지 않았을 뿐 싸움을 먼저 걸었던 적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경기 중 감정 표현을 최대한 피했다. 방망이를 집어 던지거나 무언가를 발로 차는 분풀이는 하지 않았다.

 

어니 뱅크스: 가벼운 방망이와 짧은 어퍼컷 스윙

__뱅크스는 1954년 시즌을 마치고 중대한 결심을 한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이던 880그램짜리 방망이를 쓰기로 한 것. 이는 대단히 강한 손목 힘을 가진 뱅크스여서 가능한 일이었다.

뱅크스는 공을 최대한 몸에 붙여놓고 타격을 했는데, 이 때문에 “뱅크스는 (포수) 미트에 들어간 공까지 끄집어내 친다”는 말이 생기기도 했다. 가벼운 방망이와 짧은 어퍼컷 스윙. 나중에 나온 배리 본즈의 스윙은 뱅크스의 뒤를 이은 것이었다.

한편 그립을 겨드랑이 높이까지 치켜 올린 후 방망이를 흔들어대던 준비 동작은 개리 셰필드와 비슷했다.

 

행크 애런: 해머

__애런은 화려함 대신 기본에 충실한 플레이를 추구했고, 흥분하는 모습 없이 언제나 조용하고 차분했다. 이것은 그가 오랜 시간 동안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유지한 결정적 비결이었다.

애런은 타석에서도 게으르다는 오해를 받을 정도로 행동이 굼떴다. 상대 투수들이 ‘저러다 자겠는데’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하지만 먹잇감을 발견한 순간 이뤄지는 그의 ‘해머링’은 전광석화 같았다. 그가 키 183센티미터 몸무게 82킬로그램의 비교적 날씬한 체격에도 엄청난 파워를 자랑할 수 있었던 비결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빠른 손목 회전과 손목 힘에 있었다.

 

로베르토 클레멘테: 140미터 노 바운드 송구

__우익수 클레멘테의 외야 송구는 역대 최고였다. 빈 스컬리는 “뉴욕에서 공을 던져 펜실베이니아에 있는 주자를 잡아낼 수 있는 능력”이라고 했고, 해설계의 거장 팀 매카버는 “몇몇 선수들의 어깨가 라이플총이라면 로베르토 클레멘테는 곡사포”라고 했다. 클레멘테는 140미터 거리에서 노 바운드 송구를 선보여 충격을 안겼으며, 자신 앞에 떨어진 안타 타구를 잡아 3루에서 출발해 홈으로 들어오던 주자를 아웃시키기도 했다.

 

프랭크 로빈슨: 투사

__로빈슨은 홈플레이트 쪽으로 바짝 붙어 잔뜩 웅크린 채 투수를 노려봤다. 눈빛에서는 복서의 파이팅이 느껴졌다. 당시는 바짝 붙는 타자를 빈볼로 응징하던 시대였다.

그는 무수한 빈볼을 맞으면서도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 필라델피아의 진 모크 감독은 로빈슨이 타석에 들어섰을 때 몸 쪽 위협구를 던지지 않는 투수에게 벌금을 물리기도 했다. 그러면서 몸 맞는 공에서 7번이나 리그 1위에 올랐으며, 데뷔 첫해 신인 최고 기록(20개)을 세우기도 했다.

 

칼 야스트렘스키: 완벽주의자

__야스트렘스키는 테드 윌리엄스의 후계자답게 엄청난 훈련광이었다. 동료들은 훈련을 위해 경기가 시작하기 6시간 전에 경기장에 도착하는 그를 피해 다니기에 바빴다.

완벽주의자이던 야스트렘스키는 4타수 무안타를 견디지 못했다. 몇 경기 정도 안타를 치지 못하면 곧바로 타격 스탠스를 바꿨다(이는 나중에 칼 립켄 주니어가 따라 했다. 립켄의 등번호도 야스트렘스키와 같은 8번이다).

 

자니 벤치: 한 손 포구의 창시자

__1970년대 포수들은 지금보다 훨씬 투박하고 무거운 장비들과 싸웠다. 특히 잘 다물어지지 않는 미트에 두 손으로 포구를 해야 했는데, 그러다 보니 미트를 끼지 않는 오른손에 부상이 빈번했다. 하지만 벤치는 제조업체에 경첩을 달아 잘 접어지는 미트를 주문한 다음 한 손 포구에 나섰다. 포수들이 오른손을 등 뒤로 감출 수 있게 된 시작점이었다. 훗날 벤치는 한 손 포구의 창시자는 자신이 아니라 랜디 헌들리라고 밝혔지만, 이를 정착화시킨 것은 그였다.

벤치는 그 외에도 현재 포수 수비의 기본이 된 여러 동작을 만들어냈다. 마스크 아래 모자 대신 처음으로 헬멧을 쓴 것도 벤치였다.

 

메이저리그 전설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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