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출간도서/덜미,완전범죄는없다4

<덜미,완전범죄는없다4> 10회: 오사카 니코틴 살인 사건

by 북콤마 2020. 9. 21.

사건 시놉시스

자살로 묻힐 뻔한 사건이 다시 떠오른 건 사망 2주 후인 2017년 5월 9일이었다. 보험사 조사관이 경찰에게 의심스러운 점이 있다며 수사를 의뢰했다. 남편 우씨는 5월 4일 S화재 보상센터에 사망 보험금 수령을 문의했다고 한다. 갑작스러운 충격을 받은 자살 유가족이 사망 일주일 만에 보험금을 신청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보험사는 보험금을 노린 '위장 살인'이 아닐까 의심했다.

우씨의 스토리는 일관돼 보였다. 평소 우울증이 있던 아내 김씨가 신혼여행을 가서는 니코틴이 든 주사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 같다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조목조목 뜯어보니 모순투성이였다. 우선 경찰은 우씨의 진술 밖에 존재하는 신혼여행 첫날밤의 호텔방 상황을 재구성해보려고 했다. 아내가 사망할 때 남편은 침실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우씨는 나중에 처형에게는 "침대에 걸터 앉아 졸고 있었다"고 말했다가, 수사관에게는 "이부자리를 정리했다"거나 "침대에 누워있었다"고 하는 등 엇갈린 증언을 했다.

프로파일러의 경험상 이런 진술상 모순은 순발력 좋은 계획범들에게 나타나는 특징이다. 아무리 머리가 좋은 범인이라도, 사건 현장의 모든 디테일을 완벽하게 구상하는 건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런 질문을 받을 때 계획범은 순발력을 발휘해 디테일을 지어내게 되는데, 세부 정보가 워낙 많아 반드시 진술 사이에 모순이 생긴다. 프로파일러는 우씨의 진술에서 이런 불일치를 13건이나 발견할 수 있었다.

또 프로파일러는 아내 김씨가 극단적 선택을 할 동기가 없었던 점을 규명하는 데 집중했다. 이를 위해 '심리 부검'을 하기로 했다. 심리 부검은 고인의 주변인을 면담해 생전 심리상태를 복원하는 프로파일링 기법이다. 일반 부검이 시신을 분석해 고인의 물리적 사망 경위를 밝히는 일이라면, 심리 부검은 마음을 뜯어보는 셈이다. 분석은 2주간 이뤄졌다. 대상은 11명. 김씨의 부모님과 언니, 초등ㆍ중학교 친구, 아르바이트 동료들까지 만났다. 프로파일러는 "자살 가능성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결론 내렸다.

2018년 8월 30일 대전지법은 살인ㆍ살인미수ㆍ보험사기방지특별법위반ㆍ상해ㆍ강요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우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김씨에 대한 프로파일러의 심리부검보고서를 증거로 채택했다. 심리부검보고서가 법원에서 인정받은 첫 사례다.

 

 

오사카 니코틴 살인 사건 범행 일지

2016년 12월 우씨가 또 다른 여자친구인 A씨를 상대로 니코틴 원액을 사용해 범행한 후 보험금을 타내려 하다가 미수에 그친다.

2017년 4월 14일 우씨는 이제 막 성년이 된 김씨를 설득해 혼인신고를 한다.

4월 24일 일본 오사카로 신혼여행을 떠나기 위해 출국하기 직전 인천국제공항에서 해외여행보험에 가입한다.

4월 25일 오전 2시 50분경 우씨가 오사카 호텔의 화장실에서 김씨에게 니코틴 원액을 주입해 살해한다.

3월 9일 프로파일러가 사망한 김씨에 대한 심리 부검 보고서를 작성한다.

8월 30일 대전지방법원이 우씨에게 살인죄 등을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한다.

 

 

신혼여행서 아내의 자살? '남편' 잡아낸 '심리 부검'

오사카 니코틴 살인 사건

www.hankookilbo.com

 

덜미, 완전범죄는 없다 4

범죄 수사에서 프로파일러의 역할과 중요성이 점점 커지는 가운데, 범인의 본심을 간파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프로파일러의 세계를 조명했다.“우리는 점성술사도, 해결사도 아니고, 수사 지

book.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