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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도서/덜미,완전범죄는없다4

<덜미,완전범죄는없다4> 9회: 프로파일러를 둘러싼 세상의 편견 다섯 가지

by 북콤마 2020. 12. 7.

①사건 기록만 보고도 범인을 특정한다?

그럴 수는 없다. 프로파일러가 직접 현장에 가는 것은 당연하고, 수사관과 검시관, 현장 감식요원 등 모두와 의견을 공유한다. 직접 관찰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 사건 현장에는 꼭 가보려고 한다.

실제로 '2013년 인천 모자 살인 사건' 당시 투입된 프로파일러(여성)는, 어머니와 동생을 살해한 피의자 정모씨의 아내와 유대감을 키우기 위해 한 집에서 같이 잠을 잔 적도 있다고 한다. 프로파일러를 꿈 꿔 사건 초기부터 라포 형성이 잘 됐던 피의자의 아내는 다음날 아침 시신이 묻힌 장소로 안내했다.

 

②직관에만 의존해 과학적이지 않다?

프로파일링은 큰 범주에서 '사회과학'으로 봐야 한다. 프로파일링은 범죄학, 심리학 등 이론을 활용해 진행된다. 심리학은 사람이 두려움을 느낄 때, 거짓말을 할 때 어떤 행동을 하는지 등을 통계학적으로 도출해 놓은 학문이고, 범죄학도 범행동기를 유사한 방식으로 이론화한 학문이기에 이들을 접목시킨 프로파일링이 과학과 동떨어져 있다고는 보기 힘들다.

직관이 필요한 것은 맞다. 피의자의 범죄 동기 파악 자체가 관찰력을 기반으로 하니까. 때로는 피의자 심리와 일치가 돼 그의 행동 패턴을 분석해야 하기에 공감능력도 중요하다. 그렇다고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내용들을 프로파일링 보고서에 담거나 프로파일러 개인의 감상평을 수사관들에게 전달하지는 않는다.

 

③사이코패스나 연쇄살인범만 면담한다?

아니다. 사이코패스나 연쇄살인범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들이 가담한 범죄만을 다룰 수는 없다. 어떤 때는 강력범죄가 아니더라도 사건을 의뢰하는 경우가 있다. 용의자나 피의자의 진술 신빙성이 의심된다거나, 자살 사건인데 타살을 의심해볼 구석이 있는 사건 말이다.

 

④미제 없이 100% 성공시킨다?

가끔 현장에서도 범인을 특정해 달라는 요청이 온다. 범인의 연령대나 동기, 범죄를 저지를 만한 유형이나 유리한 탐문 방법을 조언할 수는 있지만, '저 사람이 범인'이라고 지목할 수는 없다. 오랫동안 풀리지 않은 미제 사건을 담당할 때도 있는데, 자료가 충분치 않은 경우 프로파일러들 역시 사건 해결이 쉽지만은 않다.

 

⑤자문에 불과할 뿐 법적 효력이 없다?

아니다. '프로파일링 보고서'라는 명칭으로 법정에서 증거 목록에 포함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물론 법원이 보고서 하나를 단독 증거로 두고 양형을 하지는 않지만, 재판부가 심증을 형성할 때 많이 인용된다. 듣기로는 검사 중에서도 프로파일링 보고서를 먼저 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최근 재판 과정에서 프로파일링 보고서가 증거로 인정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2018년 울산 자살방조 강제추행 사건, 2017년 양평 전원주택 살인사건, 장기 미제로 남았다가 풀렸던 2002년 아산 갱티고개 사건 등의 프로파일링 보고서가 대표적이다.

 

덜미, 완전범죄는 없다 4

범죄 수사에서 프로파일러의 역할과 중요성이 점점 커지는 가운데, 범인의 본심을 간파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프로파일러의 세계를 조명했다.“우리는 점성술사도, 해결사도 아니고, 수사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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