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출간도서/프리미어리그 히스토리

프리미어리그 우승 4: 2011/12시즌 맨체스터 시티

by 북콤마 2022. 11. 21.

2000년대 중반까지 이어진 맨유와 아스널의 2강 체제는 2003년 첼시, 2008년 맨체스터 시티가 등장하면서 새롭게 재편됐다.

아부다비의 오일머니로 환골탈태한 맨시티가 44년 만에 1부 리그를 제패했던 2011/12시즌

 

2011/12시즌 맨체스터 더비

__구단주의 자금 지원을 등에 업은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은 2010/11시즌 리그 3위에 올라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곧이어 FA컵에서 우승하는 실적을 남겼다.

__맨시티의 선수 영입은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맨시티는 카를로스 테베스뿐 아니라 엠마뉘엘 아데바요르와 콜로 투레, 졸리언 레스콧, 가레스 배리 등 국내 경쟁자들의 주춧돌을 쑥쑥 빼갔다. 야야 투레도 바르셀로나 선수라는 타이틀을 버리고 맨시티에 합류했고, 마리오 발로텔리도 옛 스승을 따라 맨체스터로 날아왔다. 2011년 여름에는 세르히오 아궤로, 사미르 나스리와 가엘 클리시가 맨시티에 합류했다.

__10월 23일 올드 트래퍼드에서 맨체스터 더비가 시작됐다. 킥오프 22분 만에 발로텔리가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날 발로텔리는 제대로 물을 만났다. 발로텔리와 세르히오 아궤로가 연달아 골망을 흔들어 스코어를 3‒0으로 만들었다. 맨유의 대런 플레처가 겨우 한 골을 만회했지만 경기 막판 맨시티의 에딘 제코와 다비드 실바가 득점자 명단에 또 이름을 올렸다. 맨유는 1955년 이후 맨체스터 홈 더비에서 최다 골 차(1‒6)로 패하는 치욕을 맛봤다.

 

맨시티와 맨유, 시즌 최종전까지 선두 경쟁

__맨시티는 개막하고 첫 14경기에서 무패로 달리며 우승 야망을 불태웠다. 하지만 시즌 막판 28라운드부터 32라운드까지 5경기에서 맨시티는 승점 5점(1승 2무 2패)에 그치는 슬럼프에 빠졌다. 같은 기간 맨유는 5전 전승으로 내달려 기어이 선두 자리를 빼앗는 저력을 선보였다.

__모든 관심이 시즌 두 번째 맨체스터 더비인 36라운드에 쏠렸다. 이 경기를 포함해 세 경기밖에 남지 않았기에 우승 결정전이나 다를 바 없었다. 승점 3점 앞선 맨유는 비기기만 해도 되는 입장이었지만, 맨시티는 무조건 이겨야 우승을 향한 희망을 이어갈 수 있었다.

__2012년 5월 1일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더비는 시작부터 팽팽한 공방이 이어졌다. 전반 추가시간 맨시티의 센터백 뱅상 콩파니가 맨유의 크리스 스몰링을 힘으로 제압하고 헤딩골을 터뜨렸다.

__후반 들어 맨유는 조바심을 떨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맨시티가 맨유를 1‒0으로 꺾어 리그 백투백 승리를 거뒀고, 둘은 승점 83점으로 동률을 이뤘다.

 

93:20

__다음 경기에서 맨시티와 맨유는 뉴캐슬과 스완지를 나란히 2‒0 스코어로 꺾었다. 이제 딱 한 경기만 남았다. 맨시티는 홈에서 리그에 잔류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약체 퀸즈 파크 레인저스를 상대하고 맨유는 원정에서 선덜랜드전을 치러야 하기에 우승 예상은 맨시티 쪽으로 기울었다.

__5월 13일 최종전에서 맨시티는 퀸즈 파크 레인저스를 상대로 1‒0으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후반전 초반 레인저스의 지브릴 시세가 졸리언 레스콧의 클리어링 실수를 놓치지 않고 1‒1 동점골을 넣었다. 퀸즈 파크 레인저스는 제이미 매키가 2‒1 역전골까지 터뜨리며 원정 팬들을 흥분시켰다.

__맨유는 웨인 루니의 선제골로 1‒0으로 리드하고 있었다. 이대로 끝나면 맨유가 89점, 맨시티가 86점으로 우승은 기존 강자의 손에 들어가는 상황이었다. 만치니 감독은 에딘 제코와 마리오 발로텔리까지 투입해 가용 스트라이커 3인을 모두 그라운드에 던졌다.

__골은 터지지 않았다. 후반 정규 시간이 끝나고 추가시간 5분이 주어지자 거짓말 같았던 퀸즈 파크 레인저스전 1‒2 패배가 맨시티 팬들의 눈앞으로 다가왔다.

__후반 추가시간 2분 교체로 들어갔던 에딘 제코가 다비드 실바의 코너킥을 문전에서 머리로 정확히 연결시켜 스코어를 2‒2로 만들었다. 꺼졌던 희망의 불씨가 다시 희미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__곧이어 맨유가 선덜랜드를 1‒0으로 꺾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맨시티는 무조건 한 골을 더 넣어야 했다. 생중계를 담당한 스카이스포츠는 화면을 두 개로 쪼개 맨시티의 경기 실황과 경기를 마치고 우승을 확신하는 듯한 퍼거슨 감독의 박수 치는 모습을 동시에 내보냈다.

__맨시티의 세르히오 아궤로가 마리오 발로텔리에게 패스를 했는데 마리오가 넘어졌다. 하지만 발로텔리는 넘어지는 와중에도 볼을 건드려 아궤로가 뛰어 들어가는 앞 공간에 정확히 패스를 보냈다. 아궤로는 간발의 차로 수비수의 태클을 피했고, 문전 오른쪽에서 오른발로 니어코너를 뚫었다. 정확한 득점 시각은 93분 20초였다.

__ 맨시티가 후반 추가시간에만 두 골을 넣어 승리(3‒2)하면서 골득실 차로 44년 만에 1부 리그 우승을 확정하는 기적 같은 드라마를 완성했다. 지금도 맨시티의 클럽하우스에 가면 아궤로의 득점 시간 ‘93:20’의 숫자가 커다랗게 장식되어 있다.

 

프리미어리그 히스토리 : 네이버 도서

네이버 도서 상세정보를 제공합니다.

search.shoppi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