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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도서/프리미어리그 히스토리

프리미어리그 우승 5: 무패 우승 신화, 2003/04시즌 아스널

by 북콤마 2023. 1. 23.

2003/04시즌 아스널은 완벽했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득점(73골)을 기록했고 무실점 경기도 21차례나 됐다. 선제 실점을 허용했던 9경기에서 전부 역전 또는 무승부로 따라가는 끈질긴 집중력을 선보였다

 

2003/04시즌, 아스널의 전력

__2003년 여름 프리미어리그에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러시아의 슈퍼리치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첼시를 전격 인수한 것이다. 아브라모비치 회장은 여름 이적 시장에서만 거액 1억 2000만 파운드를 뿌려 우수 자원을 싹쓸이했다. 챔피언 맨유도 스포르팅의 18세 신성 윙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영입하는 데에만 1200만 파운드를 투자했다.

__하이버리는 지나치게 조용했다. 아스널은 전력 답보 상태나 다를 바 없었다. 설상가상 시즌 개막을 일주일 앞두고 열린 커뮤니티실드에서 아스널은 라이벌 맨유에 승부차기로 패했다.

__기본 포메이션은 4‒4‒2였다. 티에리 앙리와 데니스 베르캄프는 득점력과 플레이 메이킹 능력을 겸비한 세계 최고 수준의 투톱이었다. 중앙 미드필드에 배치된 파트리크 비에이라와 지우베르투 시우바는 경기 조율과 강력한 맨 마크, 뛰어난 위치 선정을 겸비했다. 좌우 날개에는 빠르고 정교한 드리블로 크랙 역할을 해내는 로베르 피레와 프레디 융베리가 건재했다.

__무엇보다 무게중심을 잡는 백4 라인이 강력했다. 솔 캠벨의 존재감은 유럽에서도 톱클래스였다. 센터백 파트너 자리에는 백전노장 마틴 키언과 그의 후임자 콜로 투레가 있었다. 레프트백 애슐리 콜은 압도적 페이스로 측면 공격 가담에 최적화된 자원이었고, 라이트백 로렌도 공수 양면에서 부족함이 없었다. 새로 영입한 수문장 레흐만은 노련한 수비 리딩과 위치 선정 능력을 보장했다.

__4‒4‒2와 4‒2‒3‒1을 자유롭게 오가는 아스널은 강한 중원 압박과 빠른 역습, 눈부신 패싱 콤비네이션으로 어떤 상대를 만나도 경기를 장악할 수 있는 최정상급 전력을 갖추고 있었다.

 

그해 하이버리

__시즌 초반 첼시의 기세가 거셌다. 아스널도 리그 개막 후 4연승을 달리며 선두권 경쟁에 참전했다.

__2003년 9월 21일 올드 트래퍼드에서도 맨유와 아스널은 뜨겁게 맞붙었다. 80분 공중 볼 다툼에서 아스널의 비에이라가 뤼트 판니스텔로이에 깔려 넘어졌다. 넘어진 상태에서 비에이라는 판니스텔로이를 발로 걷어차는 듯한 제스처를 보였다. 스티브 베넷 주심은 비에이라에게 두 번째 옐로카드를 꺼내 보였다.

__후반 추가시간이 끝나기 직전 맨유는 승리를 가져올 페널티킥을 얻었다. 모두가 숨죽인 가운데 판니스텔로이가 찬 페널티킥이 크로스바를 강하게 때리고 튕겨 나오면서 경기는 종료됐다. 순식간에 양 팀 선수들이 엉켜 몸싸움으로 번지면서 0‒0 혈투가 마무리됐다.

__10월 4일 아스널은 리버풀 원정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기록했다. A매치 휴식기가 끝난 뒤 첼시전이 이어졌다. 이날 전까지 시즌 리그에서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는 두 팀의 맞대결이었다. 승점에서는 첼시가 3점 앞서 있었다. 전반전 한 골씩 주고받은 뒤 75분 로베르 피레의 패스를 티에리 앙리가 결승골로 연결해 아스널이 런던 더비에서 2‒1 승리를 장식했다.

__우승 경쟁자 첼시와 맨유가 고비마다 미끄러진 반면 아스널은 연말연시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실수 없이 승점을 쌓아갔다. 해를 넘겨 아스널은 2004년 2월 21일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에서 첼시를 상대로 두 경기 연속으로 2‒1 승리를 거둬 격차를 벌렸다.

__시즌의 마지막 1개월로 접어든 4월, 프리미어리그 32라운드 리버풀전에서 아스널은 킥오프 5분 만에 사미 히피아에게 선제 실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아스널에는 리그 득점 선두에 선 티에리 앙리가 있었다. 전반전을 1‒2로 마친 뒤 시작된 후반전에서 아스널은 3골을 몰아쳐 4‒2 역전승을 거뒀다.

__4월 25일 첼시가 뉴캐슬에 패한 덕분에 아스널은 토트넘전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하며 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물론 아스널은 멈출 수가 없었다. 남은 4경기까지 잘 막으면 역사적 대업인 무패 우승을 달성할 수 있었다.

__아스널은 버밍엄, 포츠머스와 연달아 비긴 뒤 풀럼을 원정에서 1‒0으로 잡았다. 이제 무패 우승까지 한 경기만 남았다.

 

리그 최종전

__5월 15일 홈구장 하이버리에서 리그 최종전이 열렸다. 상대는 레스터 시티였다. 레스터는 지난 시즌 챔피언십(2부) 2위 자격으로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했다가 높은 벽을 실감한 채 한 시즌 만에 다시 2부 강등이 확정된 상태였다. 하지만 축구공은 둥글었다.

__아스널의 일방적인 주도로 진행되던 26분 레스터가 역습을 시도했다. 레스터의 라이트백 스콧 싱클레어가 올린 크로스가 골문 왼쪽에 있던 폴 디코프의 머리를 거쳐 아스널의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레스터의 선제 득점은 하이버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__아스널은 후반전에 들어서야 반전 기회를 만들었다. 선제골을 도운 싱클레어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아스널의 레프트백 애슐리 콜을 넘어뜨려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키커는 티에리 앙리였다. 앙리가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리그 30호, 시즌 39호 골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아스널 팬들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__65분 상대 진영에서 데니스 베르캄프가 패스 타이밍을 엿보다가 레스터의 수비수 사이로 스루패스를 찔렀다. 3선에서 박스 안으로 파고드는 비에이라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비에이라는 골키퍼까지 제친 뒤 2‒1 역전골을 터뜨렸다. 불가능해 보였던 무패 우승 신화가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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