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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도서/덜미,완전범죄는없다4

법최면 결정적 사건: <덜미,완전범죄는없다1,4> <33년만의 진범>

by 북콤마 2022. 4. 8.

1. 전주 고준희양 실종 사건: 실종 시점

__다섯 살배기 준희가 실종됐다는 신고가 처음 경찰에 접수된 것은 2017년 12월 8일이었다. 계모 이씨가 “집을 비운 사이 아이가 사라졌다”며 전화를 걸어 왔다. 전북 일대의 경찰이 총동원됐지만 그 어디에서도 준희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__당시 준희는 계모 이씨, 양할머니 등과 함께 전주 덕진구의 한 빌라에서 살고 있었다. 친아버지 고씨는 준희 친모와 이혼 소송을 벌이던 중 이씨와 살림을 차렸는데, 이후 이씨와도 사이가 틀어지면서 준회와 떨어져 살게 됐다. 준희는 이 집의 ‘미운 오리새끼’였다. 이들은 하나같이 경찰의 거짓말탐지기 검사 요청을 거부하는 등 뭔가 숨기는 기색이 역력했다.

__목격자는 준희가 전북 완주에서 아버지 고씨 및 계모와 함께 지내던 당시 이웃에 살던 주부 A씨였다. 외출을 거의 하지 않던 준희의 모습을 확인한 사람은 A씨가 유일했다. A씨는 준희의 마지막 모습이 반팔을 입었다는 이유에서 준희를 마지막으로 본 때가 7~8월인 여름이었다고 진술했다.

__흐릿한 A씨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경찰이 꺼내 든 건 ‘법최면’이었다. 법최면을 통해 A씨는 기억을 되살렸다. 준희를 본 것은 4월 25일이었다. 분홍색 머리끈과 분홍색 바지를 입은 생생한 모습의 준희를 기억해냈다. 그렇게 실종 시점이 밝혀지자 경찰은 ‘4월 25일’을 기점으로 그 후 가족들의 동선을 추적해나갔다.

 

2. 정읍 여성 납치 사건: 납치

__2015년 2월 14일 새벽 5시 신고를 받자마자 정읍 상동지구대 소속 경찰들이 급히 출동했다. 검문검색 중이던 경찰이 차를 막아 세워 확인해보니 신고대로 차 안에는 납치된 30대 여성이 타고 있었다. 의식을 잃은 채 머리에선 피가 흐르고 얼굴 곳곳엔 멍이 들어 있었다. 경찰은 유력 용의자인 운전자 박씨를 긴급 체포했다.

__그런데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피해 여성은 폭행 흔적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다. 술에 취해 귀가하던 중에 둔탁한 물건에 머리를 맞아 뇌 손상까지 입은 까닭이었다.

__수사팀은 법최면 전문 수사관에게 긴급 지원을 요청했다. 수사팀은 최면 수사에서 나온 여성의 진술에 근거해 당시 상황을 재구성했다. 여기에 폐쇄회로 TV 영상 분석 결과를 추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범인은 왜 여성을 납치하려고 했는지에 대해 끝끝내 입을 다물었다. ‘성범죄를 위해 납치했을 것’이라고 경찰은 추정했다.

 

3. 강호순 연쇄살인, 일명 경기 서남부 연쇄살인 사건: 차량

__강호순은 2008년 12월 19일 마지막 범행을 저지르고 4시간 만에 인근 도시 현금인출기 앞에 나타났다. CCTV에 가발을 쓰고 노란색 옷을 입은 강호순이 현금을 인출하는 장면이 찍혔다.

__4시간 만에 나타난 것을 봐도 피해자가 실종된 장소와 현금을 인출한 장소가 멀지 않아 보였다. 범인이 다른 먼 곳에서 자기 차를 갖고 왔느냐, 인근 지역에서 걸어 왔느냐, 또 대중교통, 택시 등을 타고 왔느냐, 이를 판단하는 것이 지역을 설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상황이었다.

__그때 현금을 인출하고 나오는 강호순의 모습을 거리의 수많은 이들이 목격했다. 그런데 목격자들의 진술이 다 달랐다. 어떤 사람은 ‘가발을 벗더니 갑자기 뛰어가더라’, 또 어떤 사람은 ‘자기 차를 타고 시동을 걸고 갔다’ 등.

__수사팀은 목격자들을 대상으로 법최면을 실시했다. 현금인출기 근처에 큰 학원이 하나 있었는데 마침 학원 수업을 마치고 달려 내려오던 한 학생이 강호순과 부딪쳤다. 학생은 미안하다는 인사와 함께 가발을 쓴 그 이상한 사람을 돌아봤다. 강호순이 차에 타는 모습이 보였다.

__법최면을 진행한 끝에 학생이 ‘자기 차가 아니고 차 위에 삼각 뿔대가 있어요’ ‘차 뒷유리에 전화번호가 적혀 있어요’ 라고 말했다. 즉 강호순이 타고 갔던 차는 택시였던 거다. 수사팀은 그런 식으로 새로운 단서를 찾을 수 있었다.

 

4. 정남규 연쇄살인 사건: 말소리와 발소리

__2005년 10월 19일 새벽 5시 20분경 정남규는 서울 봉천동의 반지하방을 열린 현관문을 통해 침입했다. 20대 여성을 살해한 뒤 피해자의 동생을 방에 남겨둔 채 문밖에서 문을 잠근 뒤 불을 지른다.

__그때 앞집에서 출근하기 위해 준비를 하던 사람이 그 집에서 누군가 도망가는 소리와 함께 연기가 나기에 화재 신고를 한다. 소방대가 도착했을 때 누나는 사망해 있었고 동생은 다행히도 문을 부수고 나와 살 수 있었다.

__수사팀은 말소리를 들은 이웃을 대상으로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얻기 위해 법최면을 진행했다. 범인이 도망갈 때 들은 소리가 구두인가, 운동화인가 등 여러 정보를 얻기 위해서다. 들은 소리만 갖고 최면 수사를 진행한 셈이다. 그 이웃은 도로 입구 쪽이 아니라 반대편인 언덕길로 운동화를 끌고 가는 소리를 들었다고 최면 중에 진술했다.

__이를 통해 길거리에서 벌어지는 사건에만 집중해 있던 수사본부로서는 다시 다른 방향으로 수사를 진행했다.

 

덜미, 완전범죄는 없다 4

범죄 수사에서 프로파일러의 역할과 중요성이 점점 커지는 가운데, 범인의 본심을 간파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프로파일러의 세계를 조명했다.“우리는 점성술사도, 해결사도 아니고, 수사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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