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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도서/우리 시대의 마이너리티

우리 시대의 마이너리티 19: 장애인의 비장애인 형제자매

by 북콤마 2023. 1. 6.

“힘들다고 말하면 (동생을) 탓하는 것 같지 않나. 힘들다는 말이나 생각만으로도 죄책감이 드니까 힘들어도 ‘내가 더 잘해야지’ 하면서 넘어간다.”

 

“고개만 돌려보면 나보다 더 힘든 애가 있고 또 고생하는 엄마가 있으니 나 자신에 대해선 늘 괜찮다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내 안에 자신도 모르던 어떤 억울함이나 답답함이 있었던 것이다.”

 

'덜 아픈 손가락'

__자녀가 태어나 발달장애라는 진단을 받게 되면 부모는 재활치료 교육을 위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아이 곁에 붙어 있게 된다. 그 과정에서 비장애 형제자매는 상대적으로 ‘덜 아픈 손가락’ 신세가 된다.

__가족에게뿐 아니라 사회적인 관심도 적다. 비장애인 형제자매에 대한 현황 조사와 연구는 빈약하기 짝이 없다.

__비장애 형제자매는 장애아에게 관심과 보살핌이 집중되는 사이 주위의 사랑과 관심이 필요한 어린 시절에 혼자 방치되었다는 소외나 우울감을 느낀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가질 수밖에 없는, 장애가 있는 형제자매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 때문에 죄책감에도 사로잡힌다. 하지만 이들이 느끼는 소외와 분노, 우울, 두려움, 죄책감 같은 복잡한 감정은 언제나 부차적인 것으로 치부된다.

 

통계

__보건복지부의 ‘등록장애인 통계’에 따르면 2000년 10만 6802명이었던 발달장애인은 2021년 말 기준 두 배가 훨씬 넘는 25만 5200여명(지적장애 22만 1500여명, 자폐성장애 3만 3600여명) 으로 껑충 뛰었다.

__그리고 자폐성장애(100퍼센트)와 지적장애(97.6퍼센트)를 가진 사람 거의 대부분은 일상생활에서 타인의 도움을 받는다(2017년 장애인 실태조사).

__ 돌봄은 여전히 가족의 몫이다. 자폐성장애인의 98.5퍼센트는 부모가 돌보고 있고, 지적장애인의 경우에도 부모(72.8퍼센트)가 대부분 도움을 줬다. 그다음으로는 형제자매(8.2퍼센트)였다.

 

‘장애인 가족’이라는 꼬리표

__성장 과정에서 상처를 남긴 것은 형제의 장애 그 자체보다는 주변의 부정적 시선과 태도였다.

__주변의 시선이 이렇다 보니 인간관계를 맺을 때도 상대방이 장애에 대해 어떻게 이해하는지가 중요한 기준이 된다. 지나치게 시혜적이거나 동정적인 시선도 이들에게 불편하다.

__상대방이 장애에 대한 편견과 부정적 시각을 갖느냐에 따라 이성 교제와 결혼 등에서 어려움을 겪거나 아예 포기하는 이들도 상당하다.

__직업을 선택할 때도 이들은 장애 형제의 존재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 부모를 대신해 돌보고 부양해야 하는 것이 자신의 몫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장애인의 노후 프로그램을, 주간보호서비스 늘리기

__미국에서는 부모를 비롯한 가족 구성원이 미리 함께 장애인의 주거지와 생활 자금, 후견인 선정 등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도록 돕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장애인의 노후를 미리 준비할 수 있게 지원한다.

__본인의 사회생활도 있고 자기 가족도 부양해야 하는 비장애 형제자매는 함께 살더라도 하루 종일 장애 가족을 돌보기가 불가능하다. 이런 이유에서 활동보조인이나 주간보호서비스 등을 확대해야 한다. 자신이 회사에서 일하는 시간만이라도 형제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하다.

__지방자치단체 내 시설이나 서비스가 부족해 장애인이 한 복지관에 1년부터 길게는 5년 정도 다니면 더 이상 이용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이 때문에 장애인이 갈 수 있는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마치 ‘메뚜기’처럼 거주지를 옮겨 다니는 가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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