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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도서/메이저리그 전설들 2

투수들의 루틴 2: <메이저리그 전설들 2>

by 북콤마 2022. 6. 21.

밥 깁슨: 마운드 위의 전사

__깁슨은 “공 9개로 삼진 3개를 잡아내는 것보다 공 3개로 아웃카운트 3개를 잡아내는 것이 더 낫다”고 말할 정도로 삼진에 욕심이 없었다. 그럼에도 월터 존슨(3509개)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3000탈삼진(3117개)을 돌파했다.

__그의 진짜 목표는 본인이 경기를 끝내는 것이었다. 깁슨은 선발 482경기의 53퍼센트에 해당하는 255경기에서 완투했다. 또 56번 완봉승을 따냈다. 승리의 22퍼센트가 완봉승이었던 것이다.

__깁슨은 공을 던지고 1루 방향으로 쓰러지는 투구 폼에도 불구하고 수준급의 제구력과 함께 최고의 수비력을 자랑했다. 이에 1965년부터 1973년까지 골드글러브를 9연패하기도 했다.

__또 역사상 가장 강력한 공격력을 자랑한 투수 중 한 명이었다. 깁슨은 통산 타율 0.206와 함께 24홈런 114타점을 기록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20홈런 100타점을 달성한 투수는 깁슨과 밥 레몬뿐이다. 빠른 발까지 겸비한 그는 한 시즌 5개 도루에 성공한 마지막 투수다.

 

게일로드 페리: 부정 투구

__원로 감독인 진 모크는 게일로드 페리의 명예의 전당 동판에 바셀린 튜브를 붙여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페리의 공을 받았던 포수 진 테니스는 “그가 던진 공은 하도 미끄러워 제대로 돌려주기도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__1967년 메이저리그는 격렬한 스핏볼 논란에 휩싸였다. 이를 대놓고 사용하는 게일로드 페리 때문이었다. 1968년 사무국은 ‘투수는 공을 던지기 전에 입에다 손가락을 갖다 댈 수 없다’는 새로운 규정을 만들었다.

__이때부터 페리는 몸 곳곳에 이물질을 숨겨놓고 공을 던질 때마다 모자 챙, 귀 뒤쪽, 머리카락, 이마, 손목, 유니폼 등을 만진 후에 던졌다. 수없이 몸수색을 당했지만 이물질이 발견돼 퇴장당한 것은 은퇴하기 1년 전인 1982년 보스턴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__다른 투수들이 공에 무언가를 묻히는 동작을 최대한 들키지 않으려고 노력한 반면, 페리는 일부러 더 눈에 띄게 했다. 페리가 공에 무언가를 묻히는 듯한 동작을 취하면, 타자는 지레 겁을 먹고 평범한 공조차 제대로 치지 못했다.

__대체로 그리스나 바셀린을 묻혀 던졌는데 패스트볼처럼 들어오다 빠르게 가라앉는 마구였다. 지금으로 치면 스플리터에 가까운 궤적이었다.

__페리는 능글맞게도 은퇴하고는 바셀린 회사의 광고 모델이 됐다. 광고의 문구는 이랬다. “우리 제품은 아기의 몸을 부드럽게 해줍니다. 단, 야구장에서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필 니크로: 너클볼 투수

__선수 생활을 하면서 한 번도 온 힘을 다해 공을 던져본 적이 없는 니크로는 그 덕분에 48세 나이에도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었다.

__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됐을 때 그의 나이 스물여덟 살이었다.남들은 하향세에 접어들 나이에 메이저리그 생활을 시작한 니크로는 무서운 속도로 달렸다. 니크로가 마흔 살이 넘은 후에 거둔 121승은 앞으로도 깨지기 힘든 기록이다.

__지금까지 300승을 완봉승으로 장식한 투수는 니크로가 유일하다.

 

퍼기 젠킨스: 피홈런

__퍼기 젠킨스는 무모하다 싶을 정도로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졌다.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는 건 모두에게 죄악이라고 생각했다.

__스트라이크 신봉자였던 그는 유인구를 거의 던지지 않았다. 커브는 기억에서 잊힐 때쯤 한 번씩 던졌고, 체인지업이나 다른 변화구는 거의 활용하지 않았다. 주로 포심 패스트볼과 투심 패스트볼에 의존했다. 정면 승부를 하다 보니 볼넷이 적은 대신 홈런이 많았다. 젠킨스는 최대한 바깥쪽으로 낮게 제구를 했지만, 리그 최다 피홈런이라는 오명을 7번이나 썼다. 통산 피홈런 484개.

 

짐 파머: 젊은 날 은퇴 위기

__스물한 살에 부상을 당해 그다음 시즌을 거른 투수. 너무 이른 나이에 많은 강속구를 던진 탓에 부상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__어린 선수들 상당수가 부상 후 방탕한 생활에 빠지는 것과는 달랐다. 짐 파머는 스스로 짠 지옥 훈련 일정을 매일 소화했다. 지구력 강화를 위해 일부러 덥고 습한 지역을 찾아다니며 훈련했고, 근력 강화를 위해 땡볕 아래서 하루에 몇 시간씩 테니스를 쳤다.

__강심장이었던 파머는 포스트시즌을 포함해 메이저리그에서 4072.1이닝을 던지고도 단 한 개의 만루 홈런도 맞지 않았다. 만루에서 통산 피안타율은 0.196, 피장타율은 0.230에 불과하다. 그가 프로에서 허용한 만루 홈런은 1968년 마이너리그에서 맞은 단 하나다.

__당대 최고의 미남 선수였던 파머는 10년간 속옷 모델을 하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전설들 2

◎ 레전드 투수들의 말나는 얻어맞은 공 하나하나를 기억하고 있다.__크리스티 매튜슨타격은 타이밍이다. 그리고 피칭은 타이밍을 무너뜨리는 것이다.__워런 스판야구를 향한 나의 열정은 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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