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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도서/그것은죽고싶어서가아니다

한국인의 죽음의 질: <그것은 죽고 싶어서가 아니다>

by 북콤마 2020. 11. 28.

죽음의 질 지수 한국 18위(영국 이코노미스트연구소 2015년)

‘치료비와 간병 부담이 너무 크고, 임종 직전까지 극심한 고통에 시달린다’

마약성 진통제 처방, 세계 최저 수준

76퍼센트가 병원 객사(2017년 사망한 한국인)

‘임종 직전까지 치료에만 매달리다가 가족과 마무리할 시간도 없이 떠난다’

호스피스 병상은 1341개로 부족(2019년 3월)

 

‘누구나 죽는다’는 사실처럼 확실한 건 없지만 죽음을 준비하는 이는 드물다. 우리 사회에서 죽음을 논하는 것은 일종의 금기다. 사랑하는 가족이 중환자실에서 온갖 장치를 주렁주렁 걸고서야 비로소 죽음을 고민하고 이야기한다.

 

더 나은 죽음을 준비하기보다는 죽는 순간까지 죽음을 치료하겠다고 매달리기만 하는 나라,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대부분의 한국인은 지금도 당장 먹고살기에 바빠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하지 못하고, 말기 환자가 되면 병원에서 치료에 매달리다가 사망한다. 이 과정에서 가족과 지인들에게 작별 인사를 할 여유는 당연히 없다.

 

76퍼센트가 병원 객사, 병원에서 죽음 맞는 한국인

한국인 10명 중 9명이 객사한다. 2017년 사망한 한국인 28만 5000명 중 집에서 임종을 맞이한 이들은 4만 1000명(14.4퍼센트)에 그쳤다. 언제부턴가 우리나라에선 병원에서 임종을 맞이하는 게 자연스러운 현상처럼 됐다.

한국인 사망 장소. 그래픽 출처 서울신문

죽음의 의료화

암으로 죽는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않고 이를 실패로 인식하는 환자와 의료진. 죽음을 자연현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의료에 집착한다.

이러한 의료 집착은 죽음의 의료화와 관련이 깊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임종 과정이 지나치게 의료화돼 있다고 입을 모은다. 병원에서 죽는 게 당연하고 그래야 잘 죽는 것처럼 생각하는 현실을 말한다. 이제 죽음을 어떻게 탈의료화할 것인가에 대해 함께 고민해야 할 때다. 말기 환자 치료에 종교인도 참여하고 사회복지사도 참여해서 자연스러운 죽음으로 가야 할 텐데, 병원에서 질병 의료 측면에서만 접근하다 보니 통증을 다스리고 인공호흡기를 끼워주는 것밖에 할 것이 없다. 이렇게 돌봄 시스템이 환자가 아닌 병원 중심으로 운영되면 시설의 공장형 죽음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좋은 죽음이란 무엇인가

‘죽음의 질’ 지수 1위를 차지한 영국은 생애말 돌봄 전략을 개발하고 국민이 좀 더 ‘좋은 죽음(good death)’을 맞게 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그 결과 ‘익숙한 환경에서’, ‘존엄과 존경을 유지한 채’, ‘가족 및 친구와 함께’, ‘고통 없이’ 사망에 이르는 것을 좋은 죽음이라 정의했다. 영국에선 집과 주거용 요양시설에서 사망한 경우가 늘고 병원에서 사망하는 경우가 줄고 있다.

“임종기 환자에게 가장 좋은 죽음은 내가 평소 자고 일어나던 침대에서 치료받고 일상을 영위하다 떠나는 것이다. 자신이 살던 곳에서 가족들의 손을 붙잡고 있다가 편히 떠나는 게 많은 사람이 원하는 죽음일 것이다.” (좌담 중 신현호 변호사)

 

그것은 죽고 싶어서가 아니다

“스위스에서 조력자살을 한 한국인이 2016년과 2018년에 각각 1명씩 있었다.”__디그니타스조력자살을 위해 스위스로 간 한국인을 찾아서책은 스위스에서 조력자살을 감행한 한국인 2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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