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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도서761

차도 응징, 20대 대선 평가: <1991년 잊힌 퇴조의 출발점> 책에서는 2022년 대선 과정을 ‘차도 응징’이라고 지칭하고 한국 정치에서 자유주의라는 질문이 제대로 소환되고 있는지를 묻는다. ‘차도借刀 응징’ __즉 ‘문재인 정부의 칼을 빌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응징한다’는 구도를 이해하는 것이다. __차도 응징에는 두 가지 서로 다른 의도가 섞여 있다고 보인다. 한편에선 ‘촛불’ 이후 문재인 정부를 지지했거나 또는 적극 지지하지 않더라도 암묵적으로 우호적 태도를 보인 사람들 상당수가 정부에 실망해 정부의 ‘적폐 청산의 최고 칼잡이’를 정부에 돌려세우려고 한 것이다. 다른 한편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 중에서 ‘박근혜 탄핵‑구속‑투옥’에 대한 보복을 문재인 정부에 되돌려주려는 의도에서 정부의 ‘칼잡이’를 선택한 맥락도 있었다. 차도 응징이라는 태도가 나온 .. 2022. 12. 30.
양손잡이 테니스, 오버래핑 듀얼 포핸드: <테니스 5세트 클래식> 2022년 3월 마이애미 오픈 2회전(64강) J. J. 울프 vs 스테파노스 치치파스 두 손을 각각 따로 사용할 수 있다면? __ 동호인은 물론 프로 수준에서도 포핸드와 백핸드의 차이는 여전히 작지 않다. 포핸드가 훨씬 편하고 안정적이면서 공격적인 샷을 만들어낼 수 있는 반면 백핸드는 불편하고 불안하고 수비적이다. __그런데 만약 자신의 반대편 손을 이용해 또 하나의 포핸드를 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피나는 연습을 거쳐 포핸드를 오른쪽에서도 왼쪽에서도 손만 바꿔가며 자유자재로 칠 수 있다면. 또 오른손과 왼손을 번갈아 사용해 서브를 넣을 수 있다면 어떨까. The Game __1세트 뚜껑을 열어보니 무명인 울프의 기세가 만만치 않았다. 미국 선수로서 자국에서 열리는 대회를 맞아 준비를 단단히 하고 .. 2022. 12. 29.
제주 변호사 피살 사건: <한국의 장기미제 11> 대법원, 무죄 취지 파기환송 2023년 1월 12일 대법원 형사2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김 모 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__대법원은 다시 판단을 뒤집었다: "김씨의 제보 진술이 주요 부분에 대해 객관적 사실과 배치되는 사정이 밝혀졌고, 나머지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위한 다른 추가 증거·근거가 충분히 제출됐다고 보기 어렵다" __"김씨는 1999년경 두목 백모씨의 집에서 피해자를 혼내 주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했지만 당시 백씨는 교도소에 수감돼 있었다" "이후 김씨는 다른사람이 지시를 했다고 진술을 번복했지만 그 사람이 누구인지 밝히지 못했다" __"김씨는 손씨가 1999년 범행 후 도피해 4~5년동안 제주에 돌아오지 못했다고 진술했지만 손씨는 2001년경 제주시에서 행인과.. 2022. 12. 24.
'식품 안정성' 개념: <매일 같은 밥을 먹는 사람들> ‘식품 안정성’(food security) 식품 안정성은 ‘영양학적으로 충분하고 안전한 식품을 항상 확보할 수 있는 상태’를 뜻한다. __해외에서는 오래전부터 통용된 개념으로 정부 간 기구인 ‘세계 식품안정성에 관한 위원회’가 1974년 설립돼 활동 중이다. 식품 안정성은 배고픔을 해결하는 것 이상의 개념이다. 누구나 활기차고 건강한 삶을 위해 다양하고 영양학적으로 충분한 음식을 먹을 수 있을 때 식품 안정성이 확보된다. __우리가 이 개념에 익숙하지 않은 이유는 그동안 사회의 관심이 굶어 죽지 않는 데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전쟁 이후 수십 년간 우리는 배고픔과 싸워왔다. 한반도에선 일부 지배 계층을 제외한 대부분 사람이 내일의 끼니를 걱정하며 살았다. 배를 채우는 걸 넘어 다양한 음식에서 영양까지.. 2022. 12. 23.
집권 세력은 '자유주의'를 어떻게 폐기하고 무너뜨리는가: <1991년 잊힌 퇴조의 출발점> 집권 세력은 ‘자유주의’를 어떻게 폐기하고 무너뜨리는가 1 언론과 공안 권력을 자기 통제하에 두지 않으면 몰락한다는 강박 2 제도의 상호 연관성에 대한 경시 3 대중이 자신들을 지지한다는 착각 ‘우리 대 적’이라는 이분법, 적폐 청산을 향한 승리의 역사 ‘우리’는 늘 승리의 역사로 서술되고 약한 부분은 덮어야 한다는 암묵적 합의 ’누구’인가에만 초점을 맞춰 ‘적폐’ 대상을 찾아내는 데 집중하고 외부의 ‘적들’을 ‘적폐’로 삼고 자신들은 감찰 대상에서 제외하고 그러기 위해 ‘누가 집권해야 하나’라는 단순한 구도로 귀결시키고 반면 한국 사회의 통치 구조나 축적 체제를 지속시키는 제도에 대해선 관심이 없고 주체의 의지만 두드러져 통치 계급에 대한 분석은 밀려나고 ‘남은 잔재’와 ‘우리 진보 세력’을 나누는 감.. 2022. 12. 23.